<케이블스타>KMTV '세계의 유행음악' VJ 전기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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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그래!바로 이거야.』 지난7월 음악 전문 케이블 KMTV(채널43)가 『세계의 유행음악』(연출 이상희.일요일 오전11시)이란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진행자로 전기현(28)을 선보였을 때 나온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세계의…』은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유럽(샹송.칸초네.칸시온)과 중남미등 제3세계 음악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소개하는 색다른 프로.
프랑스의 파트리사 카스,이탈리아의 라프,스페인의 루이스 미겔,쿠바출신의 글로리아 에스테판등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만날 수 있는게 특징이다.기존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TV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면이 속속 선보이자 음악팬들은 술렁거렸고 「추가주문」도잇따랐다.
『첫 방송후 팬들의 반응에 깜짝 놀랐어요.제3세계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컸던 거죠.그동안 국내음악방송이 팬들에게 가요와 미국 국적의 팝에 대한 편식을 강요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작에 생겼어야 하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말이다.
차분하고 깊이있는 해설을 선사해주는 진행자 전기현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데다 깊은 눈매에 이국적인 마스크,길게 드리운 갈색 머릿결이 모방할 수 없는 분위기를 연출해내기때문.그래서 얻은 별명이 「이태리 오빠」다.
『「자유」라는 가치를 최고로 여깁니다.「같음」보다는 색다름을추구하는 편이죠.초등학교3학년때 집에 피아노를 들여놓으면서 음악과는 한순간도 헤어지지 않고 살아왔어요.음악은 저의 생활 그자체죠.』 그가 지나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중.고등학교때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심취했고 대학(중앙대 건축학과)을 다니면서는 연극과 영화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평범하게 살 수 없을 정도로 꿈틀거렸던 「예인의 기질」은 그를 졸업과 동시에 예술의 도시 파리로 내몰았다.명문 파리7대학에서 영화방송학을 전공하면서 성곽같은 유럽의 소도시들을 「유랑」하던 그가 귀국한 건 5년만인 93년.알음알음 그의 존재는 알려졌고 CF.패션모델과 드라마(KBS 미니시리즈 『컬러』중 「레드」편)에도 선보였다.
아직 미혼인 그의 본업은 역시 음악과 떼어놓을 수 없는 삼성영상사업단 오디오사업부 음반제작 PD.유학시절 여기저기에서 모은 희귀 CD 2천여장을 그는 재산목록 1호로 친다.
글=장세정.사진=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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