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화제>"이남규 유리화"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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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신의 목소리를 듣는듯 세상의 모든 때를 걸러 영롱한 빛만 인간에게 내비쳐주는 유리화(스테인드 글라스).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유리화 작업에 평생을 바친 고(故)이남규(李南奎)화백의 유리화 작품집 『이남규 유리화』가 출간됐다.유리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가로 활동하다 93년 타계한 李화백의 미망인 조후종(曺厚鐘)씨가 고인의 뜻을 기 려 펴낸 것. 李화백은 서울대 미대 출신으로 68년 37세때 뒤늦게 오스트리아 슐리어바흐 수도원 공방에서 유리화를 배웠다.70년 귀국후 공주사대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회화와 조각작업을 하던 고인은『예술가의 최종 목적은 신이 부여한 자신의 내면적 생명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자신의 예술관을 유리화 작업을 통해 펼쳤다.74년 한국 천주교에서 가장 유서깊은 중림동(藥峴)성당의 유리화작업을 시작으로 84년 명동대성당 스테인드 글라스의 전면복원,91년4월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 완성한 서울 응암동성당 스테인드 글라스작품까지 모두 45개 성당.수도원등에 2백70여점의 유리화 작품을 남기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유리화를 개척한 작가로 기록되고 있다.
『이남규 유리화』에는 고인의 유리화 작품중 전국 36개소에 설치된 1백84점의 작품이 원색사진으로 담겨있다.사진작가 김재경씨가 1년여에 걸쳐 촬영했다.
출판기념회는 5일 오후3시 고인이 생전에 제작한 유리화의 신비한 빛이 감도는 서울용산구원효로4가 성심여고 강당에서 유족과앙가주망 동인,서울가톨릭미술가회 주관으로 열린다.02-714-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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