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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복위협 관련 예상되는 도발 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부는 북한측의 「보복」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예상되는 도발유형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보관련 부서들은 북한이 국내적으로는 ▶휴전선 침범이나 국지도발 ▶여객기나 어선 납북 ▶무장공비를 남파,주요시설 파괴등을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해외에서는 해외공관원등의납치나 테러,공관방화등도 간과할 수 없다고 판 단하고 있다.이가운데 군당국이 특히 신경쓰는 것은 국지도발이다.군당국은 북한이 대남(對南)보복선언과 함께 「미국은 간여하지 말라」고 미국장교 옴스대령에게 경고한 사실에 미루어 북한의 보복이 전면전이아니라 미국이 미처 간여할 여 지가 없는 순간적인 국지전이거나테러등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이 3일 서해 5도에 대한 도발에 대비할 것을 당부한 것도 이때문이다.
백령도.연평도.우도등을 통칭하는 서해 5도는 38선 이북에 위치해 유사시 아군의 지원이 가장 어려운 지역인 만큼 북한이 도발하기 손쉬운 지역이다.
특히 백령도에서 불과 10여㎞ 앞에 있는 북한지역 장산곶 절벽 동굴속에는 해안포가 설치돼 있어 백령도를 직접 포격할 수 있다. 또 황해도 태탄기지에서 이륙한 북한 공군기는 불과 4분만에 백령도등 서해 5도에 도달,백령도등을 쑥밭으로 만들고 우리 공군기가 도착하기 전에 북한 공역(空域)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또 북한 서해 함대 6개의 전대에 배치된 3백20여척의북한함정은 우리 해군함정을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로 격침시키고 재빨리 북한해역으로 도망갈 수도 있다.
이 근처에서 조업중인 우리 어선을 나포하거나 격침시키는 것은얼마든지 가능하다.북한 해군은 지난 60년 7월22일 백령도에서 인천항으로 귀항중인 우리 어선을 공격해 우리 선원 1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또 89년 1월28일에는 서해 백령도 서북방공해상에서 조업중인 제37태양호와 제38태양호에 승선중인 선원21명을 납북하는등 서해 5도 주변에서 일으킨 주요 도발만 해도 58년 이후 무려 9회에 이른다.
물론 우리 군당국도 백령도에 1개 해병여단을 배치하고 외부지원 없이도 몇달동안 북한의 공격에 응전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또 휴전선 부근에 전진배치된 구경 1백70㎜ 장거리포와 2백40㎜ 방사포로 수도권 북부를 직접 포격할 수 있다. 북한으로선 아주 쉬운 보복방법이다.그러나 이는 북한이 언급한 보복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거의없으리란 예상이다.스커드미사일을 이용,우리 군사시설을 직접 공격하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스커드B형의 사거리가 3백여㎞,C형은 5백㎞여서 남한 전역을공격할 수 있지만 사실상 전면전으로 확대될게 뻔한 만큼 이같은모험은 피할 것이라는 얘기다.
서해 5도에 대한 도발이 가장 유력시되는 것도 북한의 선택여지가 이처럼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는데 이외에도 잠수함또는 고속 공기부양정을 이용,함정 또는 상선을 격침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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