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조용한 실내 … 널찍한 뒷좌석도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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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쏘울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차다.

주행성능이나 각종 기능의 편리함을 앞세우기보다는 개성과 멋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다. 그런 점에서 쏘울은 국내 자동차 시장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평을 받을 만하다. 물론 일본은 이런 차에서 10년 이상 앞섰다. 1997년 등장한 닛산의 큐브는 쏘울과 같은 박스카의 원조다.

쏘울은 카렌스 차체를 사용했다. 엔진·변속기는 포르테와 같다. 시승차는 1.6L 가솔린 엔진을 달고 최고 124마력을 낸다. 공차중량은 1190㎏으로 포르테보다 불과 5㎏ 무겁다. 박스 형태라 실내공간이 넓어졌지만 무겁지 않다. 연비도 포르테(L당 14.1㎞)와 비슷한 L당 13.8㎞에 달한다. 기아차의 경량화 기술이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실내는 단순하지만 재미있다. 핸들 오른쪽에 달린 발광형 스피커 버튼에 눈이 간다. ‘사운드’에 위치를 맞추면 음악소리에 따라 빨간 라이트가 번쩍번쩍 들어온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타는 즐거움을 준다. 대시보드의 수납공간을 열면 기아차의 브랜드 컬러인 빨간색이 드러나 눈길을 끈다. 그러나 오디오 위에 달린 수납공간 뚜껑은 여는 데 불편하다. 여성들이 손톱을 다치기 쉽겠다.

인테리어 재질은 가격에 비해 불만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마무리는 깔끔하다. 자동변속기 위치를 구형 카렌스나 닛산 큐브처럼 핸들에 달린 칼럼형으로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앞 열의 개방감이 더 좋았을 것이다.

주행성능은 차고가 높은 것에 비하면 안정적이다. 차체 무게중심을 낮춰 급커브에서도 휘청거림이 덜하다. 가속 느낌은 포르테에 뒤지지 않는다. 시속 150㎞까지 무리 없이 달린다. 동력성능은 이만하면 됐다. 부드러운 엔진음 이외에 별다른 실내 소음은 듣기 어렵다.

뒷좌석은 매력덩어리다. 중형차보다 넉넉하다. 여기에 천장이 높아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나들잇길에 더없이 좋아할 듯하다. 박스카의 또 다른 매력은 적재공간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자전거 등 웬만한 레저용품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가격은 꽤 부담스럽다. 자동변속기를 달면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디자인에 쏙 빠지지 않았다면 옆에 전시된 로체 이노베이션으로 눈길이 간다. 내년에 닛산 큐브가 수입된다. 일본 가격으로 160만 엔 정도다. 차체는 쏘울보다 더 가볍고 수납공간은 더 아기자기하다. 연비는 30% 이상 좋다. 기아차가 분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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