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호 철도청장 인터뷰] "기존 열차선은 화물 전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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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전용 노선이 모두 완공되면 기존선은 사실상 화물 전용으로 운영하겠다."

김세호(金世浩.51.사진)철도청장이 '여객=고속철, 화물=기존선'의 철도 운영 이원화 방안을 밝혔다.

고속철 개통 한달을 맞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金청장은 "고속철 전용선로 완공(경부선 2010년, 호남선 익산 2015년) 이후엔 기존 선로에 화물열차를 3분의 2 가까이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장거리 철도여객 수송은 고속철이 전담하게 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속철의 하루 평균 탑승률이 59.9%에 불과한데.

"출퇴근 패턴 변화에 최소 3~6개월, 전반적인 교통 이용 패턴 변화엔 2~3년이 걸린다. 여름철 성수기와 추석을 거치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전체 교통 수요가 11%가량 감소했는데도 철도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건 고무적이다."

-초기 마케팅이 미흡해 승객 잡기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승객들이 개통 초기에 감수해야 할 불편 등에 대해 널리 알리지 못한 것, 즉 '기대관리'를 제대로 못한 게 가장 아쉽다."

-대책은.

"타깃마케팅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교통 수요가 낮은 상황이므로 고속철을 자주 이용할 사람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할인요금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현재 20량짜리 한 종류지만 이르면 2006년부터 10량짜리 고속철을 호남선 등 수요가 적은 곳에 투입하겠다."

-연계교통이 덜 갖춰진 상황에서 효과가 있겠나.

"선진국도 처음부터 원활했던 것은 아니다. 철도가 원천적으로 연계교통의 한계를 가진 교통수단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고속철은 해외에서 어느 정도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있나.

"차량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건설기술은 중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최근에 개통된 우리의 고속철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고속철 개통 한달을 맞는 소감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한달이었다. 선진국의 개통 초기 정시 도착률이 70%대였던 반면 우리는 지금 98% 이상이다. 사회 시스템이 역량 있게 작동했고 국민이 빨리 적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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