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도 '목포 신외항 개발계획'에 따라 지도상에서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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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조상때부터 뼈를 묻고 살아온 섬이 지도에서 사라진다니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15분 거리에 있지만 행정구역상 목포시충무동에 소속된 조그만 섬 허사도(0.57평방㎞). 이 곳에서 9대째 살고 있는 어촌계장 김순철(金順喆.51)씨는 지역 개발을 우선에 두고 싶지만 그래도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고향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엔 가슴이 아프다.
허사도는 「목포 신외항 개발계획」에 따라 오는 2011년까지인근 고하도와 연결된 대규모 항만시설을 축조하기 위한 토사채취로 허물어져 지도상에서 사라진다.
목포지방해운항만청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대중국 교역과 서해안시대에 대비,올해부터 허사도와 고하도 일대에 99만평 규모로 접안과 하역등 종합기능을 갖춘 항만시설 공사에 착수키로 하고 현재 주민들과 이주를 위한 보상협상을 벌이고 있다 .
총사업비 6천6백92억원이 투입될 목포신외항은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2만~5만급 선박 22척의 동시 접안이 가능하고 연간1천5백20만을 하역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현재 허사도에는 金씨를 비롯,38가구 주민 1백20여명이 벼.보리 .콩.깨등 농사와 연안 어업에 종사하면서 반농반어(半農半漁)생활을 하고 있다. 또 썰물때면 낙지.바지락.고막이 풍부해 인근 목포 시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주민 김인순(金仁順.42.여)씨는 『18년전 시집와 고향이나다름없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뚜렷한 기술도 없이 목포 시내로 나가야 할 것을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허사도 주민들은 보상비용 40억원이 항만청에 배정됨에 따라 현재 보상협상이 진행중이며 내년 하반기께 목포 시내로의 이주가 예정돼 있다.
목포=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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