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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로봇 전쟁 한.미.일 삼국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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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 20면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로봇의 미래상을 상상해 봤을 겁니다. 로봇은 인간의 시중을 들기도, 인간을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아이로봇'(1941년 작)은 상상의 샘물 중 하나였습니다. 처음으로 로봇사회의 명암을 정밀하게 그린 저작이었을 것입니다. 이 소설에 로봇 3원칙이 등장합니다.

제1조.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없다.
제2조. 로봇은 사람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단 그 명령이 제1조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제3조. 로봇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단 제1조 및 제2조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의 청년·유년 세대는 이를 영화로 습득했습니다. 2004년 동명(同名)의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돼 제법 인기를 끌었으니까요. 세대가 바뀌어도 로봇 3원칙은 인간이 로봇을 바라보는 ‘생각의 창’으로 작동합니다. 아시모프의 머릿속에는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형 휴머노이드가 있었습니다. 소설이 과학기술 수준을 한참 앞서 간 것이지요.

이제 막 지능로봇이 인간사회에 진입하려 합니다. 세계적으로 수년 내에 가정·실버·군사용 지능로봇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태세입니다. 비록 '아이로봇'에 나오는 완전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는 아니지만 누구나 로봇 시대를 실감할 만큼 그럴듯한 모양과 똑똑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마침 국내에서도 지난달 말 ‘지능형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시행령’, 이른바 로봇특별법이 발효됐습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로봇산업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법령입니다. 공기업이 앞장서 로봇산업에 투자하고 로봇 제품을 쓰도록 했습니다. 로봇 랜드·펀드·투자회사의 설립을 제도화했습니다. 로봇 윤리헌장을 제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인류에 해로운 로봇의 출현을 막는 한국판 ‘로봇 3원칙’이 출현하는 겁니다.

얼마 전 KIST 로봇연구실을 둘러봤습니다. 김문상 박사가 주도하는 국내 로봇 개발의 메카입니다. 노인과 놀아주고 간병을 도와주며 행사의 흥을 돋우는 로봇 등이 개발 중이었습니다. 산업 여건만 성숙되면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로봇산업이 끓어오르기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로봇 세계의 두 강국은 미국과 일본입니다. 기술·산업·제도 등 전체 여건에서 우리보다 앞선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버 로봇 등 일부 분야는 우리가 앞서 가거나 동등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한·미·일 세 나라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로봇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쟁의 결과는 5년 내 나올 전망입니다. 스페셜 리포트는 그 거대한 싸움을 탐사했습니다.


스페셜 리포트는 최소한 3주일간 준비해 만드는, 중앙SUNDAY에서만 볼 수 있는 명품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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