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90년이후 최악-지난해 적자 905개社로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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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건설업이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기업들이 겪는 체감경기의싸늘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에는 각종 건설지표마저완전히 하향곡선을 나타내 사정이 심상치 않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주던 대형 공공공사도 줄어드는 추세이고 업체들의 경영수지는 90년대들어 최악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회사규모를 막론하고 이제 건설업체들은 전에 없이 일거리부족난에 시달릴 판이다.
건설협회가 집계한 월별 건설경기 동향에 따르면 7월중 국내건설공사 계약액은 5조3천7백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경기는 죽었어도 작은 폭이나마 매월 늘어났던공사일감이 올들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동안 건설경기를 주도해왔던 지하철.상하수도시설등 공공토목부문의 발주가 부진해진데다 주택경기 침체로 90년대들어 급성장하던 민간건축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 지지부진한 민자유치사업이 활성화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특히 서울지하철공사가 완료시점에 접어들어 앞으로 대형 공공공사도 크게 기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설협회가 최근 전국 2천8백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95년 건설업 경영상태」에서도 이같은 어려움은 여실이 드러나특히 지난해 적자업체수는 9백5개사로 2년전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늘었다.
건설면허 개방으로 신규업체가 대폭 늘어 그만큼 수주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있지만 아파트 미분양등에 따른 자금회수 곤란에다 대형 토목공사 일감까지 줄어든게 채산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이들 건설업체의 순이익률은 0.9%(제조업 평균 3.9%)에 불과,90년대들어 최악에 이르렀고 부채비율도 94년3백91%에서 지난해는 4백41%(제조업평균 2백86%)로 91년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정이 이쯤되자 K.D사등은 일거리가 없어 직원들을 대상으로사내교육등을 집중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대형건설사인 S건설등은 명예퇴직제를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의 김성식(金晟埴)전무는 『우리경제가 하강국면이기 때문에 당분간 일거리 부족으로 건설업종이 크게 고전할 것』이라며『따라서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대한 투자수익성을 확보해주고 재개발.재건축사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도록 각종 행정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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