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한인들>아시안 韓人들 무슨 일 하면 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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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시아 한인들의 생활수단은 80년대 중반이후 무척 다양해졌다. 이때부터 노동집약적인 신발.봉제.각종 기계부품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한국에서 몰려왔으며,90년대 들어서는 여행객들을 겨냥한 관광관련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국 한인회 이해진(李海鎭.49)간사는 『한국사람들의 해외여행 붐을 타고 최근 5~10년새 식당.술집.노래방등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주류는 영세한 규모의 무역업과 여행알선업 종사자들이다.
필리핀 마닐라시를 보면 한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사는지 잘 나타난다.

<그래픽 참조> 필리핀 교민의 90%이상이 몰려 있는 메트로마닐라지역(마닐라및 그 위성도시)에서 가장 흔한 업종은 한식당으로 41개나 된다.
그중 21년전에 차린 버고스가(街)의 「코리아 가든」은 한국인 부인이 현지인 남편과 같이 운영한다.여주인 김정애(金貞愛.
63)씨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결혼한뒤 필리핀에 와서 음식점을 차렸다.
한인수가 늘어나면서 라면.소주.치약.의류등 한국 잡화를 취급하는 판매업소도 번져가고 있다.
이들 물품은 대부분 비행기로 날라와 가격이 비싼 편이다.
늘어가는 환전소는 한국인 여행객및 체류자의 환전및 송금과 각종 카드할인.돈놀이등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일부 업소는 한국 졸부 체류자들의 음성 자금을 거래하는 중개소로도 활용되고 있다는게 이곳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얘기다.
마닐라에는 픽업트럭에 야채를 싣고 한식당과 한인 거주 주택가를 돌며 장사하는 이동식 야채상도 등장했다.
미국등 다른 곳에서 보여준 한인들의 억척스러움이 동남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이다.
분명한 연고도 없이 첫발을 내딛는 한인 체류자들의 정박지로 「복합형 호텔빌딩」도 최근 마닐라에 3개나 생겼다.
한국의 일반 여관 수준으로 커피숍.가라오케.환전소가 한데 붙어 있다.
비디오방에 진열된 비디오 종류는 한국과 똑같다.새로 도착하는영화가 한국보다 1~2주일쯤 늦을 뿐이다.
이 역시 재미교포 사회를 닮아가고 있다.
태국 방콕에는 최근 한인이 지도하는 골프교실도 생겼다.늘어가는 교민들의 골프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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