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콩나물 교실'…교원 한 명당 학생 47.6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올해 대학에 입학한 권수빈(서울대 인문대)씨는 고등학교 때보다 공부하는 환경이 더 나빠졌다고 느끼고 있다. 權씨는 "큰 강의는 수강생이 80명을 넘어 마이크를 쓴다"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교수님과 친밀한 관계를 갖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 강의실이 '콩나물 시루'로 변해가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간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47.6명이었다. '콩나물 교실'의 대명사였던 초등학교(27.1명)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학생 수의 세배에 이른다. 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970년 19명에 불과했으나, 졸업정원제 도입으로 80년대 28명으로 늘었고, 그 이후 계속 증가해 2000년 47명선으로 늘었다.

이런 상태다 보니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들어가긴 했지만 전체 대학생 5명 중 1명꼴로 휴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군 입대를 감안해도 높은 수치"라며 "휴학하고 따로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또 취업난을 뚫기 위해 연고에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졸 취업자의 40%가 가족이나 취업할 회사의 임직원, 학교나 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일자리를 구했다. 고졸은 이런 방식의 취업이 60%에 달했다.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중 4명만 취직하고 6명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실업계 졸업생의 77%가 졸업 후 곧바로 취업했다.

한편 중.고생이 주로 포함된 15~19세 청소년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공부(49%)인 것으로 조사됐다. 용모나 건강에 대한 고민이 그 뒤를 이었고 가정환경과 용돈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도 많았다. 이들은 이런 고민을 부모(15%)보다 친구(62%)와 주로 상담했다.

전반적으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담배를 많이 피웠으나 중2의 경우 여학생 흡연율이 2%로 남학생(0.7%)보다 높았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