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풀이>무장공비 동해안 침투사건 관련 의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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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강릉해안으로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들의 행적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특히 지금까지 사살되거나 생포된 공비중 권총 이상의 무기를 소지한 경우가 전혀 없어 「무장」공비치고는 「이상한」 공비로 지적되고 있다.
귀순자와 북한군사전문가.군당국자들의 조언을 참조,문답풀이로 의문을 풀어본다.
-북한 잠수함의 첫 발견자는 누구인가.
『군당국은 초병이 제일 먼저 발견했다고 했다가 뒤늦게 얼버무렸다.문제는 군이 좌초지점을 지나가던 운전사의 신고전 스스로 발견했는가 하는 점이다.상황일지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좌초해 바위위에 올라앉은 잠수함조차 발견못했느니 여러 얘기가 나오게 돼있다.』 -통상 대남(對南)침투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가. 『대남침투는 전투원과 공작원이 한조를 이뤄 실시된다.전투원은 남한의 일정지점이나 접선지점(예를 들면 북한산 인근)까지 공작원의 길안내를 맡고 복귀하는 임무를 맡고있다.
보통 공작원 1명에 전투원 2~3명이 붙는다.공작원 신분은 담당 전투원외에는 알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게다가 담당 전투원도 공작원의 신상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배반하는 공작원을 사살하는 임무도 전투원이 갖고있어 훈련때부터 「인간적인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첩보활동중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했다」는 이광수의 진술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전투원이 있는데 공작원이 없을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광수의 역할은 무엇으로 여겨지나.
『그는 전투원으로 보이고 나머지 전투원및 공작원들의 도피 도중 낙오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죽은 11명은 누구며,왜 죽었을까.
『그들은 모두 잠수함 승조원일 가능성이 높다.침투가 실패로 돌아가 복귀해야 하는데 이들은 전투원이나 공작원처럼 복귀방법등육상에서의 특수훈련을 받지 못했다.실탄.껌등 유류품을 남긴 것도 이들의 행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11명이 숨져있는 현장 정황을 보면 이들이 도주한 무장공비들에 의해 사살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특히 숨진 이들의 총흔을 보면 모두 AK 소총 사격을 받았는데 이것은 침투조들이 잠수함 승조원들과 이곳까지 도주했다가 특수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과 함께 도주가 어렵다고 판단,사살한 것으로 보인다.
혼자 쓰러져 있는 무장공비의 경우 권총을 허리에 차고있는데 자살한 사람이 총을 그렇게 둘수 있는가.』 -이들의 구체적인 침투목적은 무엇인가.
『고정간첩을 복귀시키거나 새로운 고정간첩을 침투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이와 함께 공장파괴.요인암살등 특수목적의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특히 승조원들을 전원 사살한 것은 사상문제도 있지만,이들중 누가 잡혀 입을 여는 경우 곤란한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우려할정도의 「중대한 임무」를 띠었을 가능성도 있다.한편 군당국은 강릉인근 군시설등에 대한 정탐등을 위해 침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공군 비행단.해군 함대등이 밀집해 있는데다 특히 동해안에서는 유일한 화력발전소가 있기 때문이다.』 -왜 강릉으로 들어왔을까.
『동해안은 전통적으로 북한 공작원 침투가 많은 지역이며 그중에서도 강릉은 침투하는데 여러가지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경포대.망상.옥계등 해수욕장이 많아 경계가 비교적 엄중하지 않으며 강릉 자체가 대도시로 은폐가 쉽고 서 울로 이동할방법이 많기 때문이다.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고산지대로 이어져 유사시에는 태백산맥을 이용한 퇴각에 유리하다는 점도 선호요인으로 꼽힌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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