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농촌 주민들,외지인들의 자연산 송이 채취 막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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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외지인들의 송이 채취를 막아라」.
충북제천의 농촌지역 주민들이 외지인들의 자연산 송이 채취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자연산 송이는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맛 때문에「버섯중의 버섯」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당 20만원이 넘는등 가격이 비싸 다른 작물보다 돈벌이가 잘 되는 특산물.
제천의 농촌지역에서는 해마다 9월부터 10월까지 마을별로 자연산 송이를 공동 채취해 가구별로 1백만~3백만원씩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가뭄으로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여기다 송이 채취를 위해 몰려드는 외지인들마저 늘어나 마을 주민들은 몫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순찰대를 조직,감시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나섰다.산속에 움막을 2~3개씩 짓고 20여명이 숙식을 함께 하면서 24시간 산을 돌며 외지인 채취꾼들을 색출키로 한 것.주민 박광수(朴廣洙.32.제천시청풍면학현리)씨는 『해마다 외 지인들의 송이 채취를 막느라 전쟁을 치르는 것같다』며『올해는 아예 마을의모든 남자들이 산에서 살기로 작정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외지인들의 송이 채취를 통제할 수 있는 근거는 이들이 도.시.군에 일정액의 송이 채취료를 낸 뒤 해당 지역을「부산물 채취 금지구역」으로 지정받기 때문.
자연산 송이가 나는 대부분의 산은 도.시유림이다.청풍면학현리등 11개 마을 주민들은 이에따라 도.시.군에 ㎏당 8천4백원씩 산정,예상 채취량에 해당하는 송이 채취료를 미리 낸 뒤 마을 공동으로 송이를 채취한다.
외지인들의 송이 채취 행태도 가지각색.등산삼아 왔다 송이를 채취하는가 하면 관광버스 서너대에 나눠 탄 단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기도 한다.아예 돈벌이를 목적으로 야간을 틈타 산에 오르는 전문 송이 채취꾼도 많다.
제천=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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