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대우,현대을 2대0으로 꺾고 후기 첫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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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부산대우로서는 「되는 날」이었다.「장다리」우성용이 발기술로 첫골을 유도하자 「거꾸리」 정재권이 머리로 추가골을 넣는 기막힌 파격.8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던 대우가 모처럼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린끝에 전기리그 우승팀 울산현 대를 2-0으로 제압,4무4패끝에 후기리그 첫승을 따내며 탈꼴찌의 기쁨도 함께 맛봤다.
전반7분 192㎝의 장신 우성용이 「평소답지 않게」 놀라운 발기술로 수비수 2명의 겹수비를 제치고 왼쪽 코너부근을 돌파,왼발로 낮고 강한 센터링을 띄워올렸다.현대 수비수 이문석이 머리로 볼을 쪼아냈으나 골에어리어 정면으로 달려들던 김재영이 논스톱으로 받아찬 볼은 순항미사일처럼 빠르고 날카롭게 현대 GK서동명의 왼쪽 겨드랑이밑을 통과,골네트에 파문을 그려냈다.
이어 현대 공격수 조란이 노마크 찬스에서 날린 슈팅을 GK 일리치가 눈부시게 선방,고비를 넘긴지 5분후 168㎝의 단신 포워드 정재권이 뜻밖의 헤딩으로 추가골을 올렸다.
하프라인을 막 넘어선 미드필드 왼쪽에서 현대 수비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김주성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으로 길게 넘겨주자 달려나온 현대 GK 서동명은 쏜살같이 뛰어들던 정재권의 기세에 놀라 낙하지점을 포착하지 못했다.정재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볼을 추격,정수리로 볼의 방향을 바꿔놓았고 볼은 느릿느릿 포물선을 그리며 현대 골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골을 허용하면 특유의 뒷심이 살아나는 현대는 후반들어 가공할공격을 잇따라 퍼부으며 대우의 1승 단맛을 금세라도 빼앗을 듯했다. 5분만에 아지마가 날린 오른쪽 슛이 크로스바를 훑듯이 비켜갔고 13분쯤에는 김현석,22분쯤엔 신홍기가 골과 다름없는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이날따라 몸이 가벼운 대우 GK 일리치의 검문에 번번이 걸려들었다.
후반 중반을 지나면서는 김주성의 수비력이 빛을 발했다.최종수비수로 변신한 왕년의 골게터 김주성은 얄밉도록 냉정하게 길목을지키며 수비라인을 지휘,위기를 피해나갔다.현대의 공세는 갈수록거칠어졌지만 공격횟수에 비해 실속이 없었고 호 시탐탐 기습을 노리는 대우의 속공에 말려 몇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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