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가위 귀성.귀경길 오붓한 드라이브 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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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가위 연휴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교통체증이 가장 짜증난다.특히 동해안과 영.호남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10여시간을 길에서 씨름하게 마련이다.올해는 연휴가 길어 자동차행렬이분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민족대이동」에 따른 체 증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같다.귀성.귀경길에 한없이 밀리는 고속도로에 갇혀있기 보다는 국도를 이용하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감상해보면 어떨까.거리는 다소 멀지만 덜 밀리고 주변경관이 뛰어난 드라이브 코스를 지역별로 소개한다.
[ 편집자註] ***동해남부-울진에서 봉화로 연결되는 36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불영계곡을 만난다.포항.경주.울산등 동해 남부지역의 귀성객이 이용할만한 코스다.불영계곡은 깎아지른듯한 수십척 절벽사이로휘감기듯 기암괴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린다.
특히 울진읍에서 약 9㎞ 떨어진 건장교부터 불영사 입구까지 20리길은 불영계곡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계곡내에는 의상대.창옥벽.조계등.부처바위.중바위.거북돌.소라산등 전설에 얽힌 명소가널려있다.
불영정과 선유정에서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정자앞 길가에는 승용차를 주차시킬 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있어잠시 쉬어가기에 알맞다.
불영사의 원래 이름은 구룡사다.신라 진덕여왕 5년(651) 의상대사가 경내에 있는 큰 연못속에 9마리의 독룡(毒龍)을 주문으로 쫓아내고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후 사찰뒤 천축산에 있는 부처님 형상의 바위가 연못에 비쳐불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비구니도량으로 경내에는 12채의 건물과 연못이 있다.
불영교 주변에는 수령 1백년을 넘는 노송과 계곡,구룡호등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불영교에서 경내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은 울창한 송림으로 덮여있다.소요시간은 약 20분.맑은 개울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은 가족의 피크닉 장소로도 적격이다.불영사 입구에서 답운재.꼬치비재.
회고개재.노루재등의 고개를 굽이굽이 달리면 봉화를 거쳐 영주에다다르게 된다.영주에서는 단양~제천~장호원~이천을 거쳐 서울로연결된다.
단양~충주로 연결되는 도로는 충주호를 끼는 호반 드라이브코스지만 주말이면 심한 교통체증을 앓는다.
***동해북부- 서울서 양평~홍천~인제~원통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는 평일에도 상습 교통체증 지역이다.
원통~서화~양구~평화의댐~춘천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어 속초.고성.인제등 설악권지역을 찾는사람들이 이용할만한 코스다.
원통읍에서 칠성고개를 넘어 453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서화검문소를 거쳐 해안면에 닿는다.
거리는 약 32㎞.북한의 제4 남침땅굴과 을지전망대가 해안면네거리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에 있다.해안에서 산허리를감고 오르는 산악도로를 따라 20㎞를 달리면 정상에 오른다.
산으로 둘러싸인채 분지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면이 발아래 펼쳐진다.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검문소에서 동면 삼거리까지는 5.
5㎞의 거리다.
동면 삼거리에서 방림 면소재지를 지나 약40㎞를 달리면 평화의댐 입구인 오천터널(길이 1천3백)이다.
이곳서 평화의댐까지는 7㎞거리.길이 4백20의 댐을 관람한후화천까지는 23㎞의 산악도로가 앞을 막는다.
산허리를 깎아만든 도로를 따라 정상(해발 9백60)에 오르면해산터널(길이 1천9백86)을 지나게 된다.
정상에 서면 북녘 산이 바로 눈앞에 이어져 있어 분단의 현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산악도로는 총 2백30여굽이로 급경사.급커브구간이 이어져 있다.
화천에서 춘천댐까지의 27㎞구간에는 이어졌다가 끊어지고 끊어졌다가 이어지는 북한강과 농촌의 평화스런 풍경이 환상적이다.
의정부등 서울 북부지역 귀성객들은 사창리에서 광덕고개를 넘어백운계곡~이동~진접~구리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한다.
춘천댐에서 춘성교까지 19㎞의 도로 좌측에는 의암호와 위도.
중도가 있어 환상적인 호반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길 오른편으로 낙석지대가 군데군데 있어 조심해야 한다***경남내륙-예부터 함양과 거창은 경남의 오지로 손꼽혔던곳이다.함양군안의면에서 육십령을 거쳐 진안까지 26번 국도가 연결된다.특히안의에서 서상면까지의 도로변에는 「정자(亭子)문화의 메카」로 손꼽히는 화림계곡(일명 안의계곡)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남덕유산에서 흐르는 수정같은 물이 굽이굽이 돌아 진주남강으로 합류되는 남강의 최상류지역이다.
특히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지의 약 5㎞ 계곡은 옥류.암반.정자가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주변의 뛰어난 경관을 벗삼아 예부터 시인묵객들이 풍월을 읊었기에 정자문화가 꽃피었던 곳이다. 화림계곡은 안의에서 10리 떨어진 농월정부터 시작된다.정자앞에는 넓고 깨끗한 암반이 계곡을 가로지르며 곳곳에 조그마한 소를 만들어 놓고 있다.농월정에서 상류쪽으로 3.5㎞거리에 동호정이 있다.조선조 효종때 효자였던 장만기선생을 기 리기위해 거창 장(章)씨 문중에서 세웠다.눈부시게 흰 수백평의 암반과 노송으로 둘러싸여 농월정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육십령을 넘고 장계를 지나 약15㎞를 달리면 진안읍내에 닿는다.이곳에서 725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경부고속도로 옥천인터체인지까지 연결된다.진안에서 금산으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운일암과 반일암이 있다.
***남해안- 순천.여수.하동지역의 귀성객이 이용하기 좋은 드라이브 코스로는 하동~구례를 잇는 19번 국도가 손꼽힌다.이 도로를 따라 80리 길을 굽이치며 흘러내리는 섬진강은 눈부신 흰모래와 맑고푸른 물줄기가 어우러져 비경을 연출한다.그래서 예부터 「지리10경」중 하나로 손꼽혔다.
특히 도로에서 10여리 거리에 화엄사와 연곡사.쌍계사등 고찰이 있고 김동리 소설 『역마』의 작품무대인 화개장터도 들를 수있다. 하동에서 9㎞를 달리면 도로변 우측에 담으로 가려 있는「악양루」라는 정자가 있다.화개장터는 악양루에서 10㎞거리에 있다.화개에서 4㎞를 달리면 외곡교가 나타나고 다리를 건너면 전라도 땅에 들어서게 된다.오른쪽으로 8㎞거리에 연곡 사와 피아골이 있다.
구례에서는 19번 국도를 따라 남원으로 직접 빠지는 것보다 노고단~정령치~남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여행의 운치를 더해 준다.이 길은 시암재~성삼재~심원으로 이어지는 산악횡단도로.강변드라이브에 이어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천은사매표소를 지나 급경사와 급커브로 이어지는 15㎞의길을 오르면 성삼재에 닿는다.이곳부터 내리막길로 3㎞를 달리면하늘아래 첫동네인 심원마을과 심원계곡 입구에 다다른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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