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통일학술포럼 대표 백영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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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회의는 남북학자간의 단순한 만남의 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인 과제를 놓고 공통점과 상이점을 하나하나 짚어나갔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남북학자 해외동포학술회의를 주관한 한국통일학술포럼 대표 백영철(白榮哲.건국대)교수는 이 회의를 이같이 평가했다.
-이번 회의의 특징은.
『당국간 남북대화가 교착된 상황에서 남북의 중진급 학자들이 이런 회의를 개최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물론 평화체제 구축및 군사분과에선 이질성이 확인되기도 했으나 서로가솔직하게 문제점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려는 회의 진행 상황이 소득이다.』 -북한측의 반응은 어떤가.
『북측도 마찬가지다.50년간의 단절에 따라 인식과 시각의 차이는 있었으나 서로 공통점을 모색하려 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었다.생각보다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한총련사태등 민감한이슈도 토론과정에서 거론됐는데 이를 둘러싸고 별 문제는 없었나. 『이번 회의의 성과중 하나가 바로 그런 점이다.이전의 남북학술회의를 보면 아예 논외로 하거나,논란이 지나쳐 옥에 티를 남기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서로가 절제된 용어로 논리적인차원에서만 접근해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성사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남북간 언술체계.용어의 개념등이 달라 애먹은 적이 있다.예를 들어 우리는 「남북의 지도자들에게 반성을 촉구한다」라는 문장을 별 부담없이 쓸수 있는데,북측의 「지도자」는 김정일비서일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문장은 곤란하다는 것이 다.이런 식이어서 주제발표문을 미리 교환,사전조율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또우리는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몇가지 결론을 내린후 최종결정을 하는데,북측은 먼저 결론을내리고 그 근거를 대는 식으로 일 을 처리하는 방식도 부담이었다.그러나 북측이 미리 준비한 소주제.제목등을 철회하는등 상당한 수준에서 양보를 보였다.』 -앞으로 이 회의를 어떻게 끌고나갈 계획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난히 개최됐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싶다.정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상 이 만남을 소중히 여겨 내년에도 개최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특히 장소도 가능하면 한반도안에서 할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베이징=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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