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가십걸에 나온 옷 사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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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십걸의 헤로인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신고 나온 부츠’, ‘린지 로한이 선택한 스타일의 가죽 재킷’.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에 전 세계 젊은이들은 열광한다. 그들이 입고, 신고, 걸친 것은 곧 유행이 되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들의 패션에 감탄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이미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의 검색창에 이들이 걸친 아이템을 검색하고 있다. 바로 한국의 ‘2535 패션피플’이다. 이들이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선정한 아이템은 실제로 한국에서도 유행이 될 확률이 높다. 2004년 겨울 한국을 강타한 어그부츠와 ‘전지현 틴트’로 알려진 베네틴트의 국내 유행이 이들 사이트에서, ‘패션피플’에 의해 시작된 것처럼. 올가을·겨울, 그들의 선택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패션피플이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찾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먼저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 제품이나 이미 한국에 들어온 브랜드라 하더라도 한국에 없는 특정 품목을 살 수 있기 때문. 또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그러나 가장 큰 매력은 유행의 흐름을 미리 알 수 있다는 것. 정기적으로 구매대행 사이트를 찾는다는 회사원 홍선영(26·여)씨는 “한 자리에 앉아서도 전 세계 유행을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올가을·겨울 2535 패션피플의 선택을 보기 위해 국내 1위 구매대행 사이트 ‘위즈위드’(www.wizwid.com)에서 9월 15일부터 10월 5일까지 2주 동안 많이 검색된 브랜드를 살펴봤다.(표 참조) 많이 검색된 브랜드는 그만큼 많이 구입된다. 프리미엄진의 독주 속에 디자이너의 보급형 브랜드인 ‘세컨드 라인(second line)’, 할리우드 스타들의 애용품인 스카프와 모자 브랜드의 인기가 눈에 띄었다.

#바지, 프리미엄진의 인기 행진

프리미엄진인 ‘트루릴리전’과 ‘디젤’, ‘허드슨’은 사이 좋게 1, 2, 4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엄진은 인건비가 싼 곳에서 대량 생산한 후 해당 브랜드의 탭만 붙이는 OEM 방식이 아니라 본사 또는 본 공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진을 일컫는다. 신체를 돋보이게 달라붙는 라인과 과감한 절개선 등으로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위즈위드에서는 10만~5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위즈위드 마케팅팀의 이이화 대리는 “프리미엄진은 2002년 ‘세븐진’이 히트한 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루릴리전은 엉덩이 포켓 부분의 레인보우·오렌지·화이트 컬러의 다양한 말발굽 문양 스티치가 매력 요소로 꼽힌다. 검색 기간 가장 많이 팔린 상품도 트루릴리전의 ‘조이 빈티지’ ‘빌리 수퍼 T’ ‘조이 베이직’ 등이었다.

#감각은 그대로, 가격은 다운 ‘세컨드 라인’

위즈위드에서 마이클 코어스와 루이뷔통의 수석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많이 검색되는 디자이너에 속한다. 그러나 유명 디자이너의 제품일수록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의 스타일은 탐나고, 비싼 가격은 부담스러운 똑똑한 2535 패션피플이 선택하는 것이 ‘세컨드 라인’. 가방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순위인 8위에 오른 ‘미스 그레이스’는 수퍼모델 출신 하이디 클룸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빌리백’의 세컨드 라인이다.

위즈위드 측에 따르면 전 제품이 30만~40만원대인 빌리백에 비해 미스 그레이스 백은 10만~20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마크 제이콥스’의 세컨드 라인인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도 찾는 이들이 많다. 위즈위드 측은 “ 이번 F/W 시즌엔 아예 원 브랜드보다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제품을 사이트에 더 많이 올렸다”고 설명한다.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의 ‘빈티지 블루 워싱 데님 지프’ 재킷은 약 28만원이다.

#할리우드 스타 애용품 한국 상륙

6위에 오른 ‘써 알리스태어 라이’와 10위 ‘유지니아 킴’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포인트 아이템으로 애용하는 스카프와 모자 브랜드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세컨드 라인을 선택해 형편에 맞게 절제하는 면을 보인 2535 패션피플은 이들 포인트 아이템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면모를 보였다. 인도 장인들에 의해 한장 한장 핸드페인팅돼 디자인과 무늬가 조금씩 달라 소장가치가 높은, ‘써 알리스태어 라이’ 스카프는 케이티 홈즈·드루 베리모어·제시카 알바 등이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델에 따라 12만원에서 34만원(할인가)에 팔리고 있다. 한국계 모자 디자이너 ‘유지니아 킴’의 모자 역시 찾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제니퍼 로페즈·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랑하는 이 브랜드의 모자는 모델에 따라 100만원을 호가한다. 위즈위드에선 10만원대 후반~20만원대 중반의 제품이 잘 나간다.

몇 년째 가을·겨울 핫 아이템인 ‘모카신’을 만드는 ‘미네통카’는 3위에 올라 올해도 건재함을 입증했고, 프레피룩(미국 명문 사립고 학생들처럼 단순하고 클래식한 옷차림)을 주로 선보이는 ‘프레드페리’와 ‘주시 쿠티르’ ‘자라’ 등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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