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梵鐘의 역사 한곳에-국립문화재硏서 종합보고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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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신라에서 고려.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 범종의 양식적 특징과 변천사를 집대성한 연구보고서가 오는 11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출간된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범종 1백78구(일본소재 신라범종 5구 포함)에 대한 기초자료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두루 모아 체계를세운 학계 최초의 개설서라는데 의미가 있다.
우리 범종은 맑고 웅장한 음향과 화려한 조각,그리고 뛰어난 주조및 합금기술로 이름높지만 불상이나 탑에 비해 미술사적 연구가 부진했기 때문이다.기초조사는 이호관(李浩官)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과 조유전(趙由典)국립민속박물관장이 문화재 연구소에 재직하던 71~74년 4년여에 걸쳐 이뤄졌고 집필은 이후 20여년간 계속 연구자료를 모아온 李미술부장이 맡았다.
범종의 기원.양식및 형태상의 특징과 변천과정등을 종합 정리한이 보고서는 국배판 4백50쪽 분량에 1백40여점의 사진과 수백여편의 참고문헌을 함께 수록했다.
李씨는 『지난 25년동안 수백차례에 걸친 현지조사를 통해 이뤄진 발로 쓴 범종의 이력서』라고 밝혔다.
한국의 범종은 머리부분에 종을 관통하는 소리통을 단 것이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최대의 구조상 특징이다.
양식상으로는 꼭대기에 한마리의 용을 장식하고 몸에는 비천상(신라),보살.여래상(고려.조선)을 새겼다는 점도 독특하다.보고서는 신라및 고려 전.후기,조선 전.후기로 나뉘는 시기의 이같은 공통점과 각 종의 형태상의 차이및 변천과정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李씨는 『소리가 유난히 아름다운 신라종의 우수성은 아직도 과학적으로 분석,입증되지 않고 있다』면서 『미술사적 연구뿐 아니라 공학및 음향학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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