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빈번이 말썽인 의원外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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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문난 것처럼 일부 국회의원이 최근 해외여행중 호화쇼핑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지목된 당사자가 철저히 부인하고 있고동행했던 다른 의원들도 『모른다』는 등 답변을 피하고 있어 확실한 것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검찰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국회회기가 끝나면 관련 의원들을 소환할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실정법 위반사실이 드러나면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고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그 대상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그 러나 이번 일에 관한한 그런 식의 법적 대응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며 형평에도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목되고 있는 국회의원이 1천2백달러짜리 양주나 1천7백달러짜리 모피코트를 산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사법처리 대상보다 도덕적.윤리적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게 온당하다고 본다.
또 호화쇼핑을 하는 여행객이 허다하고 다른 국회의 원중에도 그런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판에 한 국회의원의 쇼핑만 문제삼는다면 수사의도가 순수한 것이라 해도 오해를 살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외유를 했다하면 뇌물수수다,호화쇼핑이다,외교를 빙자한 관광이다,눈쌀 찌푸려지는 거들먹이다 해서 번번이말썽이 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이번에 말썽이 되고 있는 의원 일행만 해도 10여일의 여행기간중 공식 일정은 러시아하원 운영위원장 만난 것 단 1건뿐이었고 쇼핑이외에 다른 추태도 벌였다는 소문이다.
올 여름에만 무려 2백2명의 의원이 외유를 했다.여러 명목을내세우고 있으나 대부분 그것이 허울뿐인 것임은 세상이 다 알고있다.그러면서도 모두가 허리끈을 졸라매야할 판에 오히려 앞장서입이 딱 벌어질 호화쇼핑을 하고 있으니 분노 를 사지 않을 수없다.이번 일에 대해 국회윤리위의 조사 등 국회차원에서는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의원외유의 근본개선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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