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地平넓힌 세일즈외교 성과-金대통령 中南美순방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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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후지모리 페루대통령간 정상회담(13일) 장소인 대통령궁내 살롱 도라도(황금방)의 천장과 벽은 잉카의 금으로 장식돼 있었다.
金대통령의 중남미 정상외교는 그만큼 화려했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1백여 포르투갈과 프랑스 왕실풍의 기마근위병속에 파묻힌 金대통령의 리무진은 왜소하게 보였다.
순방5국은 최대한의 의전과 경호로 예우했다.
이들 국가가 이렇게 나온데는 한국의 경제모델을 배우면서 우리의 투자를 더많이 끌어들이고 교역을 늘리려는 기대 때문이었다.
경제에 별 주름살없이 과거청산을 밀어붙인 金대통령의 권력장악력에 대해 비슷하지만 무거운 고민을 안고있는 이들은 주목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자동차.전자로 무장한 한국과 광물.농수산물이 풍부한 이들 나라의 상호보완적 협조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됐다.
우리 역시 적극 나선 것은 정치혼란과 인플레쪽에서만 생각했던남미가 현장에 와보니 『엄청난 잠재력과 꿈틀거리는 활력』(金대통령 표현)으로 변하고 있어서였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동원된 「동반자 관계」라는 표현은 외교적수사(修辭)만이 아닌 여러 부분에서 실질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보면 70년대부터 개방으로 달려간 칠레와는 투자보장협정등을 체결해 남미에서 기업하기 좋은 기반을 강화했다.아르헨티나와는 수산협정을 체결했다.브라질과는 2000년까지 교역량을 1백억달러(95년 30억달러)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4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미주개발은행(IDB)가입에 대한 지원을 이 기관에 각각 11%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브라질.아르헨티나로 부터 확보한 것은 소득이다.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협조기반을 마련한 것은 이곳의 탄탄한 시장확보를 위한 필수요건이다.삼성(브라질 마나우스 가전단지 1억9천만달러).현대(브라질 국영철강회사 민영화지분 5억달러등).포철(브라질 철강원료 2억2천만달러) 등이 순방중각종 계약체결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같은 남미투자에 관심의 연속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후속조치가 외무부내에 중남미국을 별도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의 학계.재계인사등으로 구성될 「현인회의」(Wisemen's Club)를 상설화할 작 정이다.
급속히 바뀌는 남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과제다.남미에 대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정보의 관리가 시급하다.
브라질.아르헨티나가 보였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문화적 접근도 모색해야 함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리마(페루)=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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