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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前生' 신드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죽음을 전후해 겪는 심오한 영적(靈的)사건,이른바 근사사(近似死)체험의 개척자로 유명한 미국의 레이먼드 무디박사가 전생(前生)으로의 역행을 직접 체험한 것은 86년 4월이었다.최면을통해 피시술자의 체중을 줄여주고,담배를 끊게 하 며,병적인 공포를 극복하게 해준다는 다이애나라는 여성 심리요법가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무디박사는 「시간여행」을 전혀 믿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숙련된 유도에 의해 곧바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무디박사는 「전생 체험」을 더이상 「별난 일」로 여기지 않게 됐다. 그가 체험한 전생의 삶은 반인반원(半人半猿)의 선사시대인간에서 중국의 여성화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홉가지였다.아프리카의 흑인.사냥꾼.공사판의 노동자 따위의 모습으로 보이는가 하면,고대 로마시절 사자굴에 던져져 군중들의 여흥거리로 사자밥이될 찰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다시 로마의 귀족으로 변신하기도했다. 정신과 의사이며 철학자이기도 한 무디박사에게 이같은 현상은 어떤 방법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미스터리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여러해동안 연구에 몰두한 그는 「밝혀지지 않은 신비」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인간은 대략뇌의 40%만 사용하고 있으니 나머지 60%의 뇌가 어떤 신비한 기능을 발휘할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인체 내 각각의 세포는 수천개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데 현대과학은 아직 그중 극소수의 용도만 밝혀냈을 뿐이지 않은가.이런 사례(事例)들이 그의 결론에 인용됐다.
「전생체험」을 각종 질병치료에 이용하는 이른바 최면요법도 물론 과학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몇년전 미국에서 1만8천여명의피시술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63%가 「전생체험」으로 질병치료에 현저한 차도를 봤다고 응답하는등 통계로만 효과의 한 측면이 드러나고 있을 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초 「전생치료」라는 신종 정신과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이를 주제로 다룬 영화.소설.드라마.가요등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한다.「전생」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법 ■ 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못하고 있는 만큼 지나친 몰입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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