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유파문'한점 의혹없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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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판중인 분유와 우유에서 「유해가능성」 또는 「발암가능성」이있는 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일단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물론이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 점만으로 분유와 우유를 유해물질이나 발암물질처럼 여겨 겁 먹을 필요는 없다.
우선 이제까지 알려진 것은 예비검사결과일뿐이다.정밀검사결과는14일에 나오므로 기다려보는게 순서다.또 예비검사의 결과가 정밀검사에서 재확인된다 해도 검출됐다는 디옥틸프탈레이트(DO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는 동물실험에서 발암 성이 확인됐을뿐 인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위험도가 아주 낮은 물질이다.커피와 같은 급의 물질일 뿐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사 발암성이 확인됐다 하더라도 섭취량이 암을 유발할만큼 많아야 문제가 되므로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자체만으로 곧 암에 걸릴 것처럼 걱정할 이유도 없다.장기간 다량 섭취했을 경우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천연물 질에도,인공물질에도 두루 포함돼 있다.
그러나 분유나 우유는 국민의 필수식품처럼 돼있는 만큼 많든 적든 유해물질 함유여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하며,그 결과는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낱낱이 발표돼야 한다.국민이 놀라지 않게 하기 위해,또는 업계에 영향을 덜 주기 위해 검사결과를 조정하거나 발표를 모호하게 할 경우 오히려 의심과 파문이 커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검출된 물질이 현재 추정하는대로 착유기에서 흘러든 것이라면 설사 그 독성의 정도로 보나,함유량으로 보나 유해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더라도 착유기를 대체하게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대체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뿐만 아니라 그래야 소 비자들의 기분이 개운해져 우유제품의 소비가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름유유 파동에 이어 겪게 된 업계의 반발은 이해되지만 안전성 검사를 나무랄 일은 아닐 것이다.식품안전검사는 오히려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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