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한국 내 생보·손보 사업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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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동성 위기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았던 AIG는 3일(현지시간) 뉴욕 본사에서 자산 매각과 향후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에드워드 리디 AIG 회장은 “경쟁력이 있는 손해보험 분야에 집중하고 일부 매력적인 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생명보험 사업은 AIG가 계속 경영권을 갖되,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손해보험 사업은 변동이 없으며, 생명보험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AIG가 경영 상황에 따라 해외 생명보험 사업을 함께하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추가로 지분을 넘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AIG생명은 총 자산이 7조1000억원이며 320만 건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고, AIG손해보험은 총 자산 2374억원에 121만 건의 보험 계약을 갖고 있다.

한국 AIG 관계자는 “최근 AIG생명이 본사에서 540억원, AIG손해보험이 80억원의 영업 자금을 지원받는 등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매각 계획이 국내 사업과 고객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AIG생명과 손보는 미국 본사의 유동성 위기설이 나돈 이후 해약 문의가 증가하는 등 혼란을 겪었으나 FRB의 긴급자금 지원이 발표된 이후 안정을 되찾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재보험사 뮌헨리와 캐나다·일본의 보험사·사모펀드들이 AIG의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디 회장은 “이미 여러 회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금융상품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본 AIG는 지난달 16일 지분의 80%를 넘기는 대신 FRB로부터 2년간 850억 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AIG는 지난달 말 현재 610억 달러를 빌린 상태다.

한편 씨티그룹에 매각될 예정이었던 미국 4위의 상업은행 와코비아는 151억 달러에 웰스파고 은행으로 넘어가게 됐다. 애초 씨티그룹은 와코비아의 은행 부문을 정부의 지원 아래 21억6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5위 은행 웰스파고가 와코비아의 전체 사업 부문을 더 좋은 조건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씨티와의 계약은 없었던 것이 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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