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 리츠 첫 청산…코크렙Ⅱ 수익률 미달로 좌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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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인 '코크렙Ⅱ'가 수익률 미달로 조기 청산하게 됐다. CR리츠는 안전성이 최대 장점인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중 하나로 이 상품이 제대로 뿌리내리기도 전에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크렙Ⅱ의 자산관리회사인 코람코는 코크렙Ⅱ 소유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트레스타워(옛 하나로 빌딩)를 지난달 초 314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나머지 자산인 서울 중구 명동 신원빌딩도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크렙Ⅱ는 2002년 9월 240억원을 일반공모해 같은해 10월 31일 자본금 560억원 규모로 설립한 CR리츠 회사다. 코람코 관계자는 "CR리츠의 경우 부실 자산이 생기면 매각한 뒤 다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지만 이사회에서 존속보다는 청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신원빌딩이 팔리는 대로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크렙Ⅱ가 청산되면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 제도 도입 이후 첫 사례로 기록된다.

코크렙Ⅱ는 5년 만기, 연 11.49%의 수익률을 제시했으나 빌딩 임대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실해졌다. 논현동 트레스타워의 경우 임대관리회사인 B사가 여성전용 빌딩으로 운영키로 했으나 상당수 임차인을 채우지 못했고, 명동 신원빌딩 역시 초기 스포츠센터 유치 등이 잘 안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기 배당 때는 약정 배당률의 절반 수준(4.31%)밖에 못했고, 지난해 12월 2기 때는 아예 배당을 하지 못했다. 주가도 2002년 11월 11일 상장 이후 줄곧 액면가(5000원) 이하로 떨어졌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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