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이웃돕기는 감동 … 봉사해서 남 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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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위아자 나눔장터의 자원봉사자 190여 명이 1일 숙명여대에서 사전모임을 열었다. 사진 왼쪽 옅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GS칼텍스, 오른쪽 뒤편의 검은색 조끼를 걸친 이들은 에스텍시스템, 사진 중앙 뒤편 모자를 쓴 이들은 해병대 마포전우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다. 앞쪽에 자리 잡은 여성들은 숙명여대 동아리 앰배서더와 환경봉사단 회원들이다. [조문규 기자]

2006년 대한항공이 서울 위아자 나눔장터에 마련한 물품 판매 부스는 특히 인기를 끌었다. 국제선 승무원들이 세계 각지에서 구입한 값진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아서다. 수백 명의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리자 판매 부스로 사용하던 텐트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당황한 대한항공 직원과 장터 운영 요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장터 질서 유지를 맡고 있던 보안전문업체 에스텍시스템 직원들에게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에스텍시스템 직원 십여 명이 투입되자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됐다.

2005년 서울 장터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의 주차·교통 정리는 이런 일에 별 경험이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맡았다. 차량들이 도로 위에 뒤엉키는 등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지역 교통 사정에 밝고 교통통제 경험이 많은 해병대 마포전우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면서 큰 문제없이 끝났다.

지난해 서울 장터는 비가 내렸는데도 15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아름다운가게 추산). 올해 4개 장터에는 전국적으로 30만 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수만 명씩 몰리는 장터 운영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의 손길 없이는 불가능하다. VIP 의전부터 명사 기증품 경매 진행까지 자원봉사자들은 장터를 굴러가게 하는 윤활유이자 피톨 같은 존재들이다. 올해에는 4개 장터에 16개 기업·단체·대학교 소속 6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어떤 사람들이 자원봉사하나=숙명여대의 학생 동아리 ‘앰배서더’는 학교를 찾는 주한 외교사절이나 외국 대학교수·관계자, 숙대 진학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학부모 등에게 학교 투어를 시켜주는 일종의 홍보사절이다. 외국인·외부인 등에게 학교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실력은 기본이고, 늘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표정 관리’가 필수적이다. 2006년부터 자원봉사자로 장터와 인연을 맺은 앰배서더는 올해도 일찌감치 참가를 결정했다. 회장 허지현(20·영문과)씨는 “장터가 가족들을 위한 행사이자 외국인도 많이 찾는 행사라며 참가를 지지하는 회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북대의 봉사동아리 ‘하얀돌’은 전주 장터에 힘을 보탠다. 1~2학년생 50여 명이 돗자리 자리 배치·안내·경매 진행·청소 등 장터 운영을 돕는 것은 물론 책·옷·밥통·카세트테이프 같은 물품도 기증할 계획이다. ‘봉사해서 남주자’가 모토인 하얀돌은 생긴 지 올해 31년째다. 회원 이지연(식품영양과 2년)씨는 “지난해 어린이들이 자신의 장난감을 판 돈을 이웃돕기에 내놓는 것을 보고 상큼한 감동을 느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장터에 참가해 나눔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떤 일 하나=판매 시작은 오후 12시30분이지만 판매 참가자들이 오전 10시면 모여들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은 오전 9시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8∼10명씩 팀을 이뤄 맡은 임무를 수행하다 장터가 파한 오후 4시30분부터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 후 자체평가를 끝으로 해산한다. 김밥 도시락 먹을 시간도 없을 만큼 일이 빡빡하다. GS칼텍스·중앙일보·BBB(언어통역 봉사단)·서울금천구자원봉사센터의 직원·회원 등과 명지대·서강대·한양대·부산대·동의대·영산대·부경대·충남대·우석대의 학생 동아리 등이 자원봉사에 참여한다.

장대석·김진경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위아자=중앙일보가 이끌어 온 세가지 사회공헌 운동인 ▶위 스타트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중앙일보는 재활용과 나눔, 자원봉사를 실천하자는 의미로 2005년부터 ‘위아자 장터’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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