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문 역대 캠페인 분석.소개-미국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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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대통령선거전이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민주.공화양당은 군사전략을 방불케 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미국의 선거운동전문가 토머스 스웨이처는 최근 『양당의 선거전략이 군사학교범에 나오는 9개 전략원칙과 동일하다』고 분 석했다.그는 굳이 전쟁과 선거의 차이점을 든다면 『전쟁에서는 한번 죽으면 끝이지만 선거에서는 여러번 죽을 수 있다』는 윈스턴 처칠 경(卿)의 말을 인용,설명했다.스웨이처가 군사전략에 대비한 9대 선거전략은 ▶힘의 집중▶명확한 공격목 표 설정▶줄기찬 공격▶행동의 단순화▶힘의 절약▶기동전술▶지휘부 단일화▶기습▶보안등이다. 「힘의 집중」은 상대방의 허점을 집중공략하는 전략이다.『아군의 힘을 한군데로 모아 적군의 취약부분을 집중공격하라』는 독일의 대전략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명언에서 따왔다.빌 클린턴 대통령이 92년 대선 당시 「경제난국」을 집중적 으로 거론,조지 부시 대통령을 패배시킨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명확한 공격목표 선정」은 선거에서 상대후보의 약점을 찾아내는 일로 아킬레스건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줄기찬 공격」은 『공격 없이는 승리 없다』는 전략에서 나온것으로 어떤 게임에서든 방어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철칙을 일컫는다.클린턴과 공화당 봅 도울 후보가 서로를 겨냥,쉴새없는 공격을 펼치는 지금의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행동의 단순화」는 상대후보에 대한 공략방법들이 조령모개(朝令暮改)식으로 바뀌면 오히려 상대의 희생물이 되고 만다는 점을,「힘의 절약」은 군사학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병력과 연료등을 절약.비축해두듯 선거에서도 TV유세전등을 위해 자 금을 반드시절약해둬야 한다는 점을 각각 강조한다.「기동전술」에는 유권자를이념적으로 양분해 이간시키는 전략과 상대방과의 정강정책 차별화전략등이 포함된다.
「지휘부 단일화」는 선거운동의 지휘체계가 단순 명료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92년 대선에서 부시전대통령의 패배가 책임소재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이에 해당된다.
「기습」과 「보안」은 상호보완적 전략이다.예측불허의 「깜짝쇼」로 상대후보의 허를 찌르는 것을 「기습」이라면 「보안」은 이같은 「기습」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대비책이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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