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인간.자연 조화만이 인류 살리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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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탄강.임진강등에서는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떠오르고 심한오염과 적조현상으로 바다도 몸살을 앓고 있다.삼천리 금수강산이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한탄을 넘어 두려운 생각이 든다.이제 환경문제는 한 지역이나 나라에만 국한되던 시대가 아니다.체르노빌원전 사고의 예가 그렇고 아마존을 비롯한 광활한 열대우림의 파괴에 따른 산소공급의 차질문제 또한 그러하다.
독일 녹색당의 창시자인 켈리 여사는 사랑하던 동생이 암으로 쓰러지자 공해에서 그 원인을 찾고 평생을 독신으로 환경운동에 몸바친 사람이다.그가 녹색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따금 이론적모순에 직면,갈등을 빚게 됐다.이를 자연과 인간 을 분절적으로보는 서양적 사고의 한계로 보았으며 따라서 이후로는 동양사상에깊은 관심을 보였다.사정이 이러한데도 정작 동양 문화권에 살고있는 우리는 서구적 사상을 한 수 위로 받아들이는 듯한 현실은안타까운 일이다.
46억년 전에 생성된 지구에 생명체가 점지된 이래 35억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흘렀다.이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기나긴 시간을 두고 조물주가 노심초사 끝에 만들어낸 만물의 영장,그 인간은 참으로 위대하며 존엄한 존재로서 존중되어 마땅 하다.이처럼천지의 축복을 받은 인간이 언제부터인가 지구를 그들이 마음대로꺼내 쓸 수 있는 하나의 커다란 자원 창고 쯤으로 보는 것같은감을 자아내고 있다.더욱 놀라운 일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냉전체제가 사라지고 환경이데올로기라는 새로운 지구 문제가 그자리에 등장하고 있다.앞으로 어느 한 나라의 환경의 질이 그 나라 산업의 질이며 동시에 삶의 질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대망의 21세기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면 질높은 환경국가의 건설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삶의 터전이자 하나 밖에 없는 지구,이 자연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국가 발전과 쾌적한 생활을 바라는 우리는 개발과 환경파괴라는 난제에 직면해있다.인간은 흙에서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그리고 이 대지는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나갈 터전이다.지구는 광활하고 신비스런 우주의 극히 작은 먼지같은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이 연대해 살아가며 인간은 자연을떠나 살아갈 수 없는 자연적 존재라는 사실을 깊이 새겨 우리의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인간과 자연의 균형.조화,이 길이 곧 지구를 살리고 나아가 인류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한영성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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