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최근에 나타난 금을 사려는 수요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며 거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제레미 찰스 회장은 “내가 33년간 이 바닥에서 일해온 동안 이처럼 금 투자 수요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며 “금 제련소에서 수요를 맞춰 금괴를 생산해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금융위기로 인해 그동안 손실 위험이 거의 없고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던 머니마켓 펀드(MMF) 등의 투자 상품들마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또 현물 자산 수요도 금 투자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세계의 주요 금 제련소와 각국 조폐국에서 투자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금괴와 금화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크루거란드 금화를 생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제련소와 빈 필하모닉 금화를 만드는 오스트리아 조폐국은 최근 주말 근무에 돌입했으며 미국 아메리칸 버펄로 금화는 지난주 품절됐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계속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런던에서 거래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900달러였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에 비해 25% 이상 오른 가격이다.
특히 몇몇 나라에서는 투자자들이 금괴를 확보하기 위해 런던 현물시장 가격보다 온스당 최고 25달러까지 프리미엄을 얹어서 매입하고 있다고 LBMA 연례 회의에 참석한 한 은행가가 밝혔다.
박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