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신체 과다노출 단속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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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경찰이 성범죄예방을 위해 신체를 지나치게 노출하는 행위에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해 단속하겠다고 밝혔다.최근 젊은 여성들의 배꼽 티셔츠나 짧은 팬티차림에 대해「지나치다」「있을 수 있는 차림새」라는 엇갈린 시각이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를 단속한다고 나섬으로써 단속의 타당성 여부가 쟁점이 됐다.공권력이 개인의 옷차림마저 간섭할 수 있느냐는 기본적인 물음에서부터 어느정도까지가 단속대상이냐는 기술적인 문제에까지 개인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경찰 단속의 찬반 양론을 들어본다.
[펀집자註] 지금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과다 노출현상은 그정도가 지나치다.옷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다.입을 바에는 보기 좋고 품위있게 입으려는 것이 옷입는 본의로 아는데,이와 반대현상으로 치부를 드러내고 남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의 과다 노출을 서슴없이 자행해 성적충동을 일으켜 감수성 강한 청소년들에게 성범죄의 동기를 유발하고 자신은 원인제공의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비일비재라 한다.
한번 실수는 평생의 아픔으로 남아 불행의 씨가 된다.이런 사실 앞에 청소년 보호차원에서 경찰이 과다노출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선언적 의미와 경고성을 전제로 한 「예방 경찰」의 고차원적행정력을 발휘한 것으로 본다.시의적절한 조치로 환영하며 다만 주문이 있다면 적발이 능사라기보다는 계도차원에서 성숙된 시민의식의 자율성 제고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청소년은 나라의 보배다.다같이 애정으로 보살피며 선도해 차세대 주인공으로 길러 내야 할 우리의 책무가 크다.공교육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허다한 열등생을 양산해 사회의 뒷골목 길을더욱 어둡게 하고 있는 형편이다.이들 「열등생」 의 발길이 닿는 곳은 주로 예술을 빙자한 외설물의 설치장소 아니면 환락가이기 쉽다.퇴폐를 조장하는 환경에 흡수돼 갈등과 저항심의 해소라는 구실로 한 걸음 잘못 가면 범죄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방종을 일삼게 될까 걱정이다.사회 곳곳에서 이들이 머리에 야릇한 염색을 하고 괴춤이 엉덩이에 걸리고 바지 가랑이는 땅에신과 같이 누더기가 된 채 끌고 다니는 행태란 목불인견(目不忍見)으로 안타까운 심정뿐이다.
우리의 차세대가 될 이들이 저렇게 무책임한 태도로 청춘을 허비한다면 내일의 우리 모습은 어떻게 될까.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과 책임있는 당국이 일어나 바로잡아야 한다.
청소년의 올바른 지도에 부모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다.아무리흉포한 자식이라도 부모 앞에서는 대개 순종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가정마다 어버이 손길이 자녀선도의 최선의 방도임을 절감하면서 애정결핍 현상을 보이는 자녀들을 따뜻한 손길로 감싸 주며 다시 사랑으로 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정을 심는 가정가꾸기 운동을 전개해야 하겠다.우리에게는 5천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가 있다.또 가문에는 위대한 조상의 가르침이 대대로 내려오면서 후손들을 가르치는 정훈(庭訓)이라는교훈이 있었다.
우리가 다시 이러한 가풍을 되찾고,학덕(學德)이 겸전한 인격자를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운동과 정책이 필요한 때가 된 것 같다.
경제제일주의와 기능위주의 가치가 인격이니 도덕이니 하는 것을뒤로 한채 달려 온 것이 오늘의 이 결과를 가져왔다.
어른들은 용기를 가지고 청소년 퇴폐풍조 조장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나서야 한다.청소년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데 필요하다면 공권력의 과다노출단속도 사양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해서 이 국제화.세계화.정보화시대의 진운(進運)을 개척하는 데 국력을 집중하고 청소년의 무한에너지가 집결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그렇게 함으로써 오늘의 퇴폐풍조가 사라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권오흥 성균관典體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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