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살아야 농학도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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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농학계열 식물전공 학과 교수들은 요즘 우울하다. 수험생들의 지원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 교수들은 “농(農)자 들어가는 학과의 인기가 하한가를 치고 있다. 국민 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먹거리인데 이를 외면하는 세태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농업생명대학들은 위기 극복 돌파구를 산학 연대를 통해 농촌 경제를 살리는 데서 찾고 있다. 인기 하락의 원인을 농촌의 경제난으로 본 것이다. 식물전공 학과들은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농민들과 협력해 고소득을 위한 특화작물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전북대 작물생산공학전공은 인근 장수군과 함께 오미자 특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미자를 지역 특산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전국 40여 개 특화작목사업단 중 2005년에는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됐다. 2006, 2007년에는 우수사업단으로 뽑혔다. 오미자 특화작목사업단은 이 학과의 이강수 교수가 단장을 맡고 있다.

충남대 작물과학전공도 산학 협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학과의 최재을 교수팀은 고품질 저농약 인삼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삼 농가와 가공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 컨설팅을 해주고, 농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단국대 환경원예학과는 2005년부터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와 협력해 1년 과정의 ‘유기농 최고 전문가 과정’을 마련해 지역 농업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식물전공 학과들은 젊은 농업인 양성을 위해 학생들과 농촌 간의 스킨십 강화에도 열성을 쏟는다. 대부분의 식물전공 학과는 ‘농업정보 119’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직접 농가를 찾아 컴퓨터를 고쳐주고 일손을 돕는 등 현장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과 농민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것이다. 공주대 식물자원학과는 2005년부터 창업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농업 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연수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해외연수 혜택을 준다.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 박종민 부학장은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30%를 밑돌고 있다. 그나마 쌀 자급률은 높지만 대부분의 곡물과 채소류는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다가올 식량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선진 기술 확보와 우수 인재 양성은 필수”라고 말했다.

<2008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 종합평가=강홍준 기자(팀장), 김경진·이에스더 기자
▶ 생명공학(공학·자연계열)=선승혜 기자
▶ 생명공학(농학계열)=최익재 기자
▶ 경영전문대학원(MBA)=박수련 기자
▶대표 e-메일 주소 :univ@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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