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빌트인 부엌 … 샤방샤방 ~ 해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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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련된 이미지와 기능성을 앞세운 빌트인 가전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사나 리모델링을 하면서 빌트인 제품으로 바꾸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앞다퉈 빌트인 가전 전용 전시장을 열고, 관련 제품군을 쏟아내는 것도 이런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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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빌트인 분야의 세계적인 트렌드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환경 중시로 요약된다. 이런 흐름은 4월 열린 밀라노 가구박람회(I saloni)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전시회는 2년마다 주방·욕실 부문 특별 전시가 있는 해였다.

독일 가게나우 수입사인 화인 어프라이언스 문성환 과장은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되 평소에는 다른 가구 속에 숨겨두고 최소한만 내보이는 미니멀 디자인이 대세였다”며 “금속 외에 자연스러운 느낌의 고급 원목 소재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9월 초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인테리어 전시회 ‘메종 오브제’에서도 이어졌다. LG전자는 고효율·친환경 기술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에코·시크(Eco-chic)’ 개념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 빌트인 가전이 본격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중·후반으로 본다.해외 생활을 통해 빌트인 제품을 경험한 부유층을 대상으로 분양된 고급 빌라에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대거 채용됐다. 따라서 초기 빌트인 제품 구성이나 디자인은 자연스레 수입 업체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빌트인 분야에 뛰어들면서 기술·디자인 등을 선도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최혜경 과장은 “국내 빌트인 가전제품 시장은 올해 5700억원, 2012년에는 1조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가 아니라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빌트인을 구성하는 거의 전 품목을 출시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구 회사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한샘과 제휴했고, 삼성전자는 웅진뷔셀·에넥스, 그리고 고급 수요를 위해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살바라니’와도 제휴했다.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의 70% 이상은 LG와 삼성이 차지하고 있고, 고가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브랜드들이 전통과 특색을 살려 선전하고 있다.

미국 바이킹 브랜드를 수입하는 ㈜VK상사 한병곤 부장은 “수입 제품들은 고가인데다 디자인 흐름도 자주 바뀌지 않는다”며 “대신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한 브랜드 가치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역시 미국 제품인 서브제로는 빌트인 냉장고의 원조로 냉장·냉동 제품이 강하다.

유럽 브랜드는 독일의 가게나우·지멘스와 밀레 등이 앞서 나간다. 가게나우는 1681년 창업한 유서깊은 회사로 오븐·레인지·후드 분야의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고가 브랜드다. 지멘스 역시 빼어난 디자인과 기능성으로 유명하다. 밀레는 세탁기·세척기 분야가 특히 강하다.

글=이승녕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촬영 협조=화인어프라이언스 (가게나우·지멘스 수입·판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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