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PC통신토론방>여성의 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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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늘의 주제는 「노출 혹은 섹스 이미지」입니다.최근 경찰청에서는 신체 과다노출 행위에 대해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무기한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실제로 노출 행위는 어디까지 이르렀는지요. 박소영:젊은 여성들 사이에서의 노출은 끝간데 모르고 심해지고 있습니다.배꼽티.초미니스커트에서부터 슬리브리스(일명 나시).힙본룩,속이 반쯤 비치는 옷에 이르기까지 노출은 점점 심해지고 있고 롱스커트의 옆을 길게 절개해 오히려 초미니 스커트보다 노출이 심한 의상도 많은 젊은이가 즐겨 입습니다.
-날이 갈수록 노출이 심해진다는 말씀인데,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정우:전반적으로 사회의 부가 축적되면서 멋에 대해 신경을 쓸 여력이 많아진 것이 우선적인 이유가 되겠지요.게다가 요즘 필수처럼 돼 있는 몸매관리로 보다 아름다워진 자신의 몸을 마음껏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레 발동,노출은 이 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노출은 개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멋의 표현 방법중 하나라면 굳이 말릴 수 없는 일이라고봅니다. 박:우리 부모님 세대에서의 최대 목표는 자주.근면등으로 상징되는 조국근대화 사업에 있었겠지요.이제 경제적인 부가 축적되면서 차츰 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게다가 「상품가치가 있으면 팔아 이윤을 남기는」 자본주의의 개념을 극단 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인간의 육체에서까지 상품가치를 찾게 된 것입니다.특히 여자의 몸과 노출은 자본주의의 주요 상품으로 떠오르게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그에 따라 노출은 자본주의의 자연스런문화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지요 .특히 섹스 어필 이미지와 여성의 상품화 추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노출은 강한 개성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우리 젊은이들의 노출을 부추기고 있는가를검토해봐야 하겠습니다.
정성완:여성의 노출은 여성의 상품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남성 위주의 사회에 존재하기 위해 여성들은 남성의 눈에 띄기를 원하고 조금이라도 더 노출을 해 남성을 자극하려 하지요.
남성들의 눈길을 끌고자 하는 욕망을 노출을 통■ 표현하고,또 그렇게 남성 지배의 사회구조에 깊숙이 안주하고자 하는 여성들의잠재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지요.결국 여성의 심한 노출은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사회구조를 더욱 굳히는 데에 일익을 담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박:과다노출을 곧바로 섹스와 연결해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 문제가 있습니다.진짜로 더워서 벗을 수도 있는데,노출을 무조건 섹스 이미지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 말입니다.
-그럼 어느 정도의 노출까지가 적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손:자신의 멋진 몸매를 드러내겠다는 인간 원초의 욕망 자체를 억압할 수는 없겠지요.그보다 먼저 노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을다양화해야 하겠지요.아울러 광고.영화같은 이미지 산업체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필요이상으로 출연자들을 벗겨 성 적 충동을 유발하려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어찌보면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와 개성을 자유롭게 펼쳐보이려는 자연스런 여성들의 본능이 이런 상혼에 의해 침해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박:제가 우리 토론을 위해 남자 대학생 20여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는데,남학생들중 배꼽티에 대해 관대한 경우가 80%에 이르고,「속살이 비치는 옷은 안된다」가 지배적이었습니다.하지만 남자들의 결론은 하나같았습니다.「 거리의 여자는 상관 없다.그러나 내 여자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손:섹스 이미지가 자본주의의 이윤추구에 적극 이용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여성들의 노출 행위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노출이 곧바로 여성 스스로를 상품화의 족쇄에 물리게 하는 결과가 되지 않나 하는 걱정입니다.
정:대다수 여성들이 아무 생각없이 유행을 따르는 노출 행위가단지 「섹스 이미지」와 함께 물려 가는 일은 안타깝습니다.보다개방적이고 다원화한 성의식이 노출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하는데 필요한 선결과제가 될 것입니다 .
손정우(logout: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소영(xulymax:숙명여대 영문과) 정성완(Syimv:K전자 시스템관리부)진행:고규홍(sky60:중앙일보 편집국 독자팀 기자) 접속망:나우누리 중앙일보 대화방(goJA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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