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항소포기說 무슨 계산깔렸나 정치권 해석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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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측의 항소포기설은 정치권에 즉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여야 반응이 다르고 그중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반응은 딴판이다.야당측은 일단비난이 주류를 이룬다.『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 것』이고 『동기자체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회의 이해찬(李海瓚.관악을)의원은 『全.盧씨측에서 재판을빨리 끝내고 현정부와 정치적 담판을 하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全.盧씨는 결국 사면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인데 그렇다면 대법원까지 재판을 질질 끌어봐야 비난여론만 계속 일어날게 아니냐는 자체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한걸음 더 나아가 현정부와의 사전교감 의혹까지 슬그머니 제기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만일 대법원까지 가면 내년4월에나 형이 확정된다.그러면 특별사면도 광복절 특사로나 가능할텐데 그때는 대선 직전이어서 현정권의 부담이 클것』이라고 말했다.뒤집으면 현정권도 全씨가 항소를 포기하길 내심 바라고 있을거란 논리다.자민련 의원들은 대부분 입장표명 자체를 꺼렸다.
한영수(韓英洙.전국구)부총재가 『1심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향후 재판과정에서 정정당당하게 그걸 주장해야 하는데 정치적 계산으로 항소를 포기한다면 또다른 잘못을 저지르는 꼴』이라고 비판한 정도다.그러나 자민련의 대구지역 의원들은 다르다.박종근(朴鍾根.달서갑)의원은 『다른 지역에선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대구.
경북에선 빨리 재판을 종결하고 화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당인 신한국당 지도부는 全씨의 항소포기설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 것인지,아니면 정부의 은전(恩典)을 기대한 행동인지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듯 일체의 언급을 삼가고 있다.
全씨의 항소 포기가 지난해 12월 구속되기 직전 연희동 자택앞길에서 했던 「골목성명」에 이은 두번째 도전으로 해석될 수도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미 사면초가(四面楚歌)인 全씨가 항거의방법으로 항소포기를 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신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자신의「체념」에 대한 동정론이 대두되고 그에 편승해 사면론이 고개들 것을 기대하는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신한국당내의 반응은 매우 쌀쌀한 편이다.
全씨에 대한 사형선고가 나왔을 때도 「노 코멘트」로 일관했던민정계의원들은 이번에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강삼재(姜三載)총장등 지도부에선 『이 사건에 정치적 해결은 없다』는 기존방침만 거듭 밝히고 있다.
한편 이순자(李順子)씨등 가족들은 연희동을 들른 변호인단에 『항소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또 盧씨측은『全전대통령측과 상의해 결정할 것』(韓永錫변호사)이라는 입장이다.
김종혁.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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