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사형선고후 소설"大望"읽으며 여유-선고공판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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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2.12및 5.18사건과 두 전직대통령의 부정축재사건 재판은 치열했던 법정공방만큼이나 선고공판 후에도 화제가 많다.
검찰이나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항소할 것으로 알려져 「공방 2라운드」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전두환(全斗煥)씨와 노태우(盧泰愚)씨는 선고를 받은 뒤에도사식까지 구입해 먹는등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으며 오후엔 책을 읽는등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교도소 관계자가 전했다.
全씨는 선고공판이 끝난 26일 12시50분쯤 안양교도소로 돌아가 점심식사로 된장찌개.미역줄기볶음.배추김치등을 말끔히 먹었으며 사식으로 달걀과 소시지.우유도 구입해 먹었다는 것.
全씨는 오후에 일본 전국시대 영웅들의 패권싸움을 그린 일본 소설 『대망(大望)』을 읽는등 사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여유있는모습을 과시.
盧씨도 선고를 받은 뒤 점심식사로 닭곰탕 한그릇을 깨끗이 비웠으며 오후에는 박경리씨의 소설 『토지』와 바둑책을 뒤적이며 소일. …한편 전두환씨측의 이양우(李亮雨).전상석(全尙錫).정주교(鄭柱敎).석진강(石鎭康)변호사등이 27일 오전9시50분부터 1시간 가량 全씨를 면회했는데 全씨는 주로 듣기만 하다가 『나는 이미 죽기를 작정한 몸이다.잘못된 재판을 올바로 잡아 역사에 주름살이 없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 변호인이 전언. 盧씨측에도 아들 재헌(載憲)씨는 물론 박영훈비서관과 6공때 청와대사정수석을 지낸 김유후(金有厚)변호사,법제처장을 지낸 한영석(韓永錫)변호사등이 면회.
…비자금사건으로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기업인들은 미결수 신분인데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해외출국에별다른 제한은 받지 않는다고 법무부측은 설명.
…재판부는 盧피고인에게 적용된 반란.내란중요임무종사,내란목적살인,상관살해미수,뇌물죄등 9가지 죄목중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상관살해죄를 양형 기준으로 삼은 뒤 살해가 「미수」에 그쳤다는점을 고려,1차로 법률상 감경을 했다고 설명.
재판부는 盧씨가 당시 신군부측의 2인자 역할을 한데다 직선대통령.북방외교 성과.유엔 가입등의 업적등을 고려,징역 15년으로 낮춘 뒤 나머지 8개 죄목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의 병합처벌규정에 따라 가장 무거운 형량( 이 경우 15년 )의 2분의1(7년6월)을 합쳐 22년6월의 형량이 정해졌다고 소개.
…全.盧피고인은 1심 판결 이후에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달라지지 않지만 유죄(금고 이상)가 확정되면 예우가 즉시 중단된다.대표적으로 상실되는 예우는 연금.차량및 사무실유지비.
통신비,비서관 3명의 월급등 금전적 부분과 외교관 여권 발급중단등이다.
두 사람은 현재 현직대통령 급여의 95%인 월5백46만원의 연금과 여기에 차량유지비,판공비등 4백56만원이 덧붙여져 본인이 받는 것만도 월1천만원선.
그러나 경호법에 따라 盧씨는 퇴임후 7년까지 청와대경호실의 경호.경비를 계속 받게 되며 퇴임후 7년이 지난 全씨는 자택등에 대한 경찰경비만 받게 된다.
…법원이 두 전직대통령에 대해 각각 2천2백59억5천만원과 2천8백38억9천6백만원의 추징을 선고했으나 全씨의 경우 추징대상액중 3백89억여원만을 찾아냈을 뿐이고 全씨도 『찾아가라』며 자진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추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
그러나 추징시효가 대법원 판결일로부터 3년이기 때문에 全씨의자발적 제출이나 무기명채권등이 노출되기 전에는 집행이 불가능해보인다. 반면 盧씨는 검찰이 2천5백억원대를 이미 확보해 놓고있는데다 모자란 3백여억원은 이자증식분으로 충분히 몰수추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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