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듀오 로스 델 리오 댄스곡"마카레나" 뒤늦게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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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 17일 미국 뉴욕의 프로야구단 뉴욕양키스 구장.공수교대가 이뤄지는 틈을 타 장내 아나운서의 방송이 울려나온다.『나우이츠 더 마카레나 타임』(마카레나 시간입니다).관람석을 가득 메운 5만명의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한바탕 흥겹 게 춤을 춘다.최다 인원이 참여한 군무(群舞)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 이날의 장관은 국내 TV의 뉴스시간에도 소개됐다.
이에 앞서 7월2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유럽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체코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독일 축구팀이 개선하자 시민 2만5천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음악에 맞춰 한바탕 춤으로 우승을 자축했다.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려 나온 노래는 스페인의 듀오 로스 델 리오(사진)의 『마카레나』.또 지난달 애틀랜타올림픽 경기장에서도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은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지금 지구촌은 「마카레나 열풍」으로 뜨겁다.신나고 경쾌하지만 또 약간은 어설퍼 보이는 신종 춤이 미국과 유럽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이 춤은 팔을 벌렸다가 가슴을 감싸안고 허리를돌리는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따 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3년전에 발표한 룸바 리듬의 댄스음악 『마카레나』가 지난해 뒤늦게 미국 남부의 마이애미.뉴멕시코등 스페인계가 많이 사는 지방에서 유행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음반산업 전문지 「빌보드」를 보면 이 열풍이 더욱 실감난다.8월24일자 인기순위에 『마카레나』의 리믹스 버전이 4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41위에는 3년전에 처음 발표한 원곡이 올라 있다.리믹스 버전에는 스페인어로 된 노래 중간에 여자가수의 영어 랩이 삽입돼 있다.
심지어 캐나다 그룹 「로스 델 마스」의 또다른 『마카레나』도75위에 올라 있다.로스 델 리오가 「강에서 온 사람」이란 뜻인 반면 로스 델 마스는 「바다에서 온 사람」이란 뜻으로 노골적으로 로스 델 리오를 흉내낸 아류 그룹이다.
일약 스타덤에 올라선 로스 델 리오는 48세 동갑내기 죽마고우 안토니오 로메로와 라파엘 루이스 두 사람이 결성한 듀엣.스페인 세비야 지방 출신인 이들은 14세 때인 66년 첫 음반을낸 이래 주로 룸바 리듬에 바탕을 둔 라틴댄스음 악을 발표해 왔다. 마카레나 열풍은 이미 한국에도 상륙해 서서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케이블TV를 포함,방송전파를 타는 빈도가 급증하고있고 서울 강남의 디스코 클럽등지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높다.『마카레나』의 각종 버전이 포함된 로스 델 리 오의 새 음반 『피에스타 마카레나』가 최근 시중에 나왔지만 이미 지난 봄에 발매된 댄스 편집음반 『핫 샷 데뷔』에 리믹스버전이 포함돼 꽤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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