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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물 끌어다 황허를 적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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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수자원이 풍부한 중국 남부 창장(長江·양쯔강) 일대의 물을 끌어들여 황허(黃河)를 비롯한 북부 지방의 물 부족을 해결하려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가 첫 결실을 거뒀다.

인민일보 자매지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중국 언론들은 29일 “동선·중선·서선 등 3개 노선으로 나뉜 남수북조 프로젝트의 중선 일부 구간인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베이징(北京) 구간에 물이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18일 허베이성의 황비좡(黃壁莊) 저수지에선 통수 행사가 열렸다. 황비좡·강난(崗南)·왕콰이(王快) 등 3개 저수지에 모인 물을 남수북조 중선 송수관(送水管)을 통해 내년 3월 10일까지 174일 동안 베이징으로 물을 보낸다. 3개 저수지의 총 저수량은 3억㎥로 하루 130만㎥의 물이 베이징에 보내지게 된다. 송수관은 기존 하천과 수로를 활용한 구간도 있고 새로 물길을 뚫어 콘크리트 포장을 한 구간도 포함됐다.

이번에 물 공급이 이뤄진 구간은 창장 중류의 지류인 한수이(漢水)의 단장커우(丹江口)에서 베이징에 이르는 남수북조 중선의 일부에 해당하는 스자좡∼베이징 307㎞ 구간이다.

허베이성에서 보낸 물은 이미 베이징의 퇀청후(團城湖)에 도착했으며, 28일부터 베이징의 일반 가정에 급수가 시작됐다고 경화시보는 보도했다.

경화시보는 “남쪽에서 보내온 물을 일반 가정에 공급하기 전 베이징 시민의 입맛에 맞도록 각종 수처리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남수북조 프로젝트로 베이징에 공급된 물은 앞으로 6개월간 전체 베이징 시민의 일상 용수의 65∼80%를 차지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베이징시 정부는 허베이성 정부에 6억 위안(약 960억원)의 물값을 지불하기로 했지만 베이징의 상수도료를 추가 인상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남수북조=중국은 수자원 총량이 2조8000억㎥로 세계 6위 수준이다. 그러나 전체 수자원의 80%가 창장을 비롯한 남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 반면 황허를 비롯한 북부의 수자원은 10% 정도다. 이마저도 산업화와 사막화 등으로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어왔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부터 남쪽의 물을 북쪽에 공급하는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검토해오다 2002년 동선·중선·서선의 3개 노선을 정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남수북조는 수나라의 대운하 건설과 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규모 토목공사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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