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증설하니 출산율 올라가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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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내년 가동을 목표로 6세대 LCD 생산라인(P6E)을 증축하고 있다.


경북 구미의 금오산 아래 낙동강변에 자리한 임수동 구미국가산업 3단지. 26일 찾았던 이곳에선 LG디스플레이의 LCD 6세대 라인인 P6공장 증설(P6E) 공사가 한창이었다. 또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LG계열사인 실트론도 이곳에 공장 증설을 하기로 했다. 이 두 공장의 설비투자금은 모두 1조6600억원대.

이번 투자로 구미시 전체가 들떠 있을 정도였다. 기업 투자유치로 지난 30년간 저출산 걱정이 없는 젊은 도시를 만들어온 구미시의 ‘전통’을 계속 이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동안 기업투자 부진으로 고용도 주춤했지만 이번 LG디스플레이의 공장이 완공돼 내년 2분기 모니터와 노트북·휴대전화용 LCD 양산을 시작하면 신규 고용 인원이 1500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트론도 500여 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구미와 LG의 인연은 30여 년도 넘게 지속됐다.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이 구미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가장 먼저 입주한 회사가 금성사(LG전자의 전신)다. 이후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론·실트론·이노텍 등 7개사가 잇따라 자리를 잡으며 구미는 그야말로 LG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전체인구 39만 명 중 공단 근로자는 모두 7만2000명. 이 중 LG 정규직 근로자가 2만2000명이나 된다. LG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3만2000~3만3000명이 LG와 연을 맺고 살아가고 있다는 게 LG경북협의회 최선호 그룹장의 주장이다. 그러다 LG디스플레이가 7세대·8세대 LCD 라인을 파주에 짓기로 하면서 구미엔 위기감이 돌았다.

구미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끊임없이 신규 고용이 일어나 30대 이하 인구가 전체의 68.6%일 정도로 젊은 도시를 유지했다. 또 젊은이가 많다 보니 출생도 많아 매년 인구가 1만 명씩 늘면서 다른 도시들이 안고 있는 저출산 고민도 없었다. 그런데 가뜩이나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신규 고용이 주춤하던 차에 터줏대감 격인 LG가 최근 일부 감원에 이어 공장을 다른 곳에 증설한다고 했을 때 지역주민들의 걱정은 컸다. 그러나 7월 LG디스플레이가 구미에 올해 예정에 없던 1조3000억원의 재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이 ‘고용을 창출해줘 고맙다’며 최근 감사 음악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한편 LG그룹은 올해 투자할 총 11조4000억원 가운데 8월 말까지 5조4000억원이 투자됐다고 밝혔다.

구미=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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