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청 “5~10개 품목서 추가 검출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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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호 03면

중국발 멜라민 여파가 국내외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산 분유나 우유는 공식적으로 수입된 바 없다며 안심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과자와 커피크림 등 3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이다. 24일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와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이 수입한 ‘밀크러스크’ 등 2종의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26일에는 ㈜유창에프씨가 수입한 ‘베지터블 크리머 F25’도 멜라민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서도 멜라민 과자…글로벌 ‘메이드 인 차이나’ 공포 확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손문기 식품관리과장은 27일 “앞으로 5∼10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26개 품목에 대한 조사 결과 3개(5건) 제품에서 멜라민이 나온 점을 고려할 때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302개 품목에서 5∼10건이 추가로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식의약청은 다음주 금요일까지 수거 및 검사를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식의약청 홈피 한때 접속 중단
식의약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영·유아 사망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산 우유나 분유가 국내에 전혀 수입되지 않았던 것은 국내 우유 생산량이 이미 수요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커피크림의 경우도 중국산을 이용하지 않은 대기업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식의약청 홈페이지는 국내에서 유통·판매가 금지된 중국산 식품 목록을 확인하려는 네티즌의 접속이 몰려들어 27일 오후 한 시간가량 운영이 중단됐다. 또 26일 대만 피자헛의 피자에 뿌려 먹는 치즈가루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피자헛은 27일 “한국 피자헛이 사용하고 있는 치즈가루는 미국에서 수입한 것과 국내에서 공급받은 것이며 문제가 된 치즈가루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대만 피자헛에 치즈를 공급하는 뉴질랜드 낙농회사 폰테라는 멜라민 분유 파동의 주역인 중국 싼루(三鹿)그룹의 합작사다.

우리나라처럼 중국산 분유 파동을 비켜 갔던 일본에서도 26일 중국산 과자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내 자회사로부터 과자와 냉동식품류 등을 구입·판매한 마루다이(丸大)식품은 27일 “자율 회수한 6개 품목의 제품 가운데 4개 품목에서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마루다이 측에 따르면 검출된 품목 가운데 멜라민 함유량이 가장 많은 것은 크림버터 과자로 ㎏당 37㎎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중국산 유가공품은 물론 중국산 식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한국·대만·인도 등 12개국에서 수입되는 유가공품에 대해서도 긴급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또 홍콩식품 안전센터는 26일 미국의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하인즈의 중국산 유아식품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엔 “문제 우유 신속 제거해야”
중국에서 공업용 원료인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 문제가 내부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 6월. 간쑤(甘肅)성 성도인 란저우(蘭州)시 인민해방군 제1병원에 6월 28일 이후 영아 16명이 신장결석이나 요도결석 증상으로 연달아 입원했다. 이들이 모두 같은 싼루사의 저가 분유를 먹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이 분유에서 다량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중국 위생부가 지금까지 ‘멜라민 분유’로 피해를 본 것으로 밝힌 중국 내 영·유아는 5만4000명에 이른다. 치료를 받다 숨진 영·유아도 4명이나 된다.
현재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개별 국가 차원에서 중국산 유가공품에 대해 수입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는 이번 사태와 관련, 26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멜라민 함유 우유를 신속히 제거하고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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