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재처리 가동 시점이 미국의 레드라인 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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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태 안보보좌관(현 조지타운대 교수·사진)은 “북한이 핵시설 재처리 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이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쓰러지기 전인 지난 7월 이미 불능화 역주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하는 코리아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린 교수는 2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면 한 달 내에 핵폭탄을 1개 더 만들어낼 것”이라며 “북한은 영변의 5MW 원자로 재건까지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리아 포럼은 26~29일 조선호텔에서 열린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상임 고문,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미 국무차관, 런 시아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양학연구소 학부장 등이 참석한다.

-북한이 왜 핵시설 복구에 나섰다고 보는가.

“북한은 지난 7월 미국이 검증의정서 작성을 요구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더 이상 자신들과 타협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불능화 중단과 핵시설 복구를 결정했다고 본다. 부시의 남은 임기 동안 영변 핵시설을 재건해 차기 미국 정권과의 협상력을 높인다는 전략인 것 같다. ”

-향후 전망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제재 없이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할 것이다. 에너지와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재처리를 개시하고, 불능화를 뒤집으면 미국은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회의를 소집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PSI)와 대북정책조정그룹회의(TICOG) 등을 열며 대북 압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다음 미국 대통령과 거래하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집권하면 북한을 강력히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나 봉쇄는 안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역시 요즘은 ‘북한에 공세적으로(aggresively) 협상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헛된 기대를 접어야 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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