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은 ‘K-1 월드그랑프리 16강’ 대회(2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하리를 상대로 빅매치를 벌인다. 자신을 둘러싼 건강 논란 속에서 버거운 적수를 만난 것이다. 긴장한 최홍만은 하리와 마주 선 자리에서 뜨거운 눈싸움을 벌였다. 숨 막히는 분위기는 최홍만이 인사도 없이 하리를 등지고 돌아서면서 겨우 끝났다.
최홍만은 6월 머릿속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다. 집도의와 K-1 의료진이 “최홍만의 건강은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그의 몸상태에 대한 의심과 우려의 눈길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한 달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훈련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홍만은 “병원에서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고 훈련 때도 단 1%의 이상이 없었다. 정신적으로는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최홍만을 지도해온 김태영 사범도 “최홍만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고 거들었다.
K-1의 ‘악동’ 하리는 25일 “내 펀치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최홍만이 뇌수술을 했던 점을 고려해 싸우겠다”며 도발했다. 하리는 최홍만이 격투기를 시작할 때부터 “최홍만은 너무 못생겼다” “덩치만 크고 기술이 없다”는 등 독설을 내뱉었다. 하리는 입담 이상의 기량도 갖췄다. K-1 헤비급(100㎏ 이하) 챔피언인 그는 수퍼헤비급 챔피언 세미 슐트(35·네덜란드)도 위협하는 유망주다. 이미 레이 세포(뉴질랜드), 글라우베 페이토자(브라질) 등 수퍼헤비급 선수들을 손쉽게 연파했다.
최홍만의 열세가 예상되지만 김 사범은 “하리가 스피드와 기술을 모두 갖췄지만 맷집이 약하다. 최홍만의 KO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홍만-하리전 등 16강 8경기의 승자는 12월 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파이널 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