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K-1 16강 출전 “정면승부로 하리 잡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K-1 파이터 최홍만(28·사진)이 격투기 강타자 바다 하리(24·모로코)와 맞붙는다. 최홍만은 26일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인의 자세로 싸우겠다. 정면 승부로 하리를 잡을 것”이라고 각오를 얘기했다. 이에 하리는 “온 힘을 다해 그를 쓰러뜨리겠다”고 받아쳤다.

최홍만은 ‘K-1 월드그랑프리 16강’ 대회(2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하리를 상대로 빅매치를 벌인다. 자신을 둘러싼 건강 논란 속에서 버거운 적수를 만난 것이다. 긴장한 최홍만은 하리와 마주 선 자리에서 뜨거운 눈싸움을 벌였다. 숨 막히는 분위기는 최홍만이 인사도 없이 하리를 등지고 돌아서면서 겨우 끝났다.

최홍만은 6월 머릿속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다. 집도의와 K-1 의료진이 “최홍만의 건강은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그의 몸상태에 대한 의심과 우려의 눈길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한 달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훈련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홍만은 “병원에서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고 훈련 때도 단 1%의 이상이 없었다. 정신적으로는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최홍만을 지도해온 김태영 사범도 “최홍만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고 거들었다.

K-1의 ‘악동’ 하리는 25일 “내 펀치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최홍만이 뇌수술을 했던 점을 고려해 싸우겠다”며 도발했다. 하리는 최홍만이 격투기를 시작할 때부터 “최홍만은 너무 못생겼다” “덩치만 크고 기술이 없다”는 등 독설을 내뱉었다. 하리는 입담 이상의 기량도 갖췄다. K-1 헤비급(100㎏ 이하) 챔피언인 그는 수퍼헤비급 챔피언 세미 슐트(35·네덜란드)도 위협하는 유망주다. 이미 레이 세포(뉴질랜드), 글라우베 페이토자(브라질) 등 수퍼헤비급 선수들을 손쉽게 연파했다.

최홍만의 열세가 예상되지만 김 사범은 “하리가 스피드와 기술을 모두 갖췄지만 맷집이 약하다. 최홍만의 KO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홍만-하리전 등 16강 8경기의 승자는 12월 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파이널 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