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주민들 밤에도 들리는 매미소리로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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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지역에 열대야현상이 20일이상 계속되는 가운데 매미들이 주택가의 가로등이나 보안등 같은 밝은 전깃불을 보고 밤을 낮으로 착각,밤새 울어대는 바람에 시민들이 잠을 설치는등 골치를 앓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앞산.팔공산.두류공원등 숲이 비교적 무성한 곳에서 특히 심해 이들 지역의 일부주민들은 항상 매미소리가 들리는듯한 환청에 시달릴 정도라고 한다.
앞산공원 근처 달서구성당동에 사는 김원태(金元泰.45.회사원)씨는 『밤이면 불빛을 보고 날아든 매미들이 창문 방충망에 달라붙어 시끄럽게 운다』며 『불을 꺼도 주변 가로등 기둥이나 아파트 벽에 붙어 새벽까지 울어대 짜증스럽다』고 「 매미 공해론」을 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매미는 모두 12종으로 이중 주택가에 찾아와 울어대는 매미는 주로 애매미.곤충학자들은 『도심에 애매미가 좋아하는 활엽수들이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는데다 매미는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양주광성(陽走光性)이어 서 밤에도 도심 한복판에서 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대 박시룡(생물학)교수는 『매미 울음소리는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내는 소리』라며 『보통 8월중순을 넘기면 짝짓기가 끝나기 때문에 극성스러운 매미 울음소리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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