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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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양수산부 발족을 계기로 경제팀의 핵심이 바뀌는 개각이 단행됐다.이번 경제팀 경질은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인책성 성격을지니고 있다.새 경제팀의 컬러는 내년의 대통령선거 준비와 집권후반기 마무리에 비중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경제정 책이 청와대 중심으로 수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수(韓昇洙)경제부총리,이석채(李錫采)경제수석을 주축으로 한 새 경제팀은 나웅배(羅雄培)팀보다 강한 컬러를 갖고 경제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나웅배팀의 경우 경제문제를 단기대응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했다.
단기대책은 일시적 캠퍼효과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는 과거의 교훈에 집착해 왔다.그러다 보니 무책(無策)이라는 느낌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보다 추진력이 강한 새 팀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부담감 때문에 새 경제팀이 뭔가 보여주기 위해 무리한 응급정책을 펴지않을까 하는 점이다.새 팀은 당장 경제를 활성화 시킬 무슨 새롭고 단기적인 정책을 펴려 하기보다 현재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경제문제를 하나씩 차분히 풀어가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과제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는데 정책의 역점을 둬야 한다.이런 문제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고쳐질 문제가 아니다.오랫동안 쌓여온 고지가(高地價).고임금.고금리 등을 어떻게 하면 경쟁국 수준으로 낮 추며,사업추진이 부진한 대형국책사업을 어떻게 조속히 마무리지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특히 부처간 이기주의에 매달려 사전에 충분한 협의과정 없이 불쑥 정책을 내놓았다가 거둬들여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는 일은 삼가야 한다.경제팀간의 원만한정책조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더욱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무리수를 써서는 안된다.대선(大選)을 앞두고 경제팀이 중심을 잡는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기본적인 경제의 틀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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