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손님 쉴곳이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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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3일 승용차를 몰고 동해안으로 휴가가던 길에 경기도 안성휴게소에 들른 홍승희(26.여.회사원.대전시동구산내동)씨는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짜증부터 나기 시작했다.
고속도로가 심하게 막혀 쉬어가기 위해 휴게소로 들어섰지만 주차장은 통로에까지 차가 빽빽이 들어차 20여분을 맴돌아야 했다. 차가 빠지는 공간을 찾아 가까스로 주차한뒤 급히 달려간 화장실은 심한 악취가 풍겨 코를 막아야할 정도였고 휴게소 건물앞대형 쓰레기통 근처에는 휴지등 오물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음료수를 사들고 햇볕을 피할 장소를 찾아봤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결국 차안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쉴 곳이 없다.대부분 식당과 매점등 판매시설뿐 쉴만한 공간과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요즘은 주차마저 힘들다.이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초만원을 이루고 있는 각 고속도로휴게소는 이용객들이 땡볕 아래에서 잔디밭이나 흙 바닥에 자리를깔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짜증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휴게소마다 건물밖에 간이매점을 마구 설치,이용객들의 휴식공간을 더욱 좁게 하고 있다.
6일 오후3시 경북경산시진량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평사휴게소.휴식시설이라곤 주차장과 휴게소건물 사이에 놓인 파라솔 몇개가고작이고 나무그늘조차 찾아볼수 없다.휴게소 식당안에 자리잡지 못한 사람들은 인도위에까지 돗자리를 펴고 가락국 수등 각종 음식을 먹고 있다.
전남곡성군겸면 호남고속도로 곡성간이휴게소는 휴게소건물 입구에음료수.오징어.팥빙수.각종 농산물등을 파는 간이판매대가 들어서있고 주차장 곳곳에도 무허가노점상들이 자리잡아 휴게소인지 장터인지 분간할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휴식공간이 부족한 것은 전국적으로 73개에 이르는 대부분의 휴게소들이 설치단계에서부터 이용객들의 휴식기능을 등한시했기 때문.
또 지난해 휴게소운영이 민영화되면서 휴게소측이 수입확대에만 급급,휴식공간 확대는 소홀히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창길(40.회사원.경북경주시성동동)씨는『승용차수가 늘고 자동차여행이 보편화된 점을 감안해 우리도 운전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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