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소말리아 새대통령 후세인 아이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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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4일 소말리아 최대군벌의 새로운 지도자로 취임한 후세인 아이디드(31)는 「소말리아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아버지(모하메드 아이디드)의 노선을 철저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
후세인의 이같은 발언은 먼저 외세(미국)를 배격한 뒤 무력으로 소말리아의 라이벌 군벌들을 진압,평정하겠다는 뜻이며 또한번의 무력충돌의 회오리가 조만간 소말리아에 몰아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는 또 그가 비록 미국교육을 받고 미 해병대에서 복무한 미국통이지만 소말리아 국내에서의 정치적 기반이 약해 반미 강경노선을 견지해온 군벌지도자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후세인은 14세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 92년 미군이 소말리아에 파병하자 미 해병대 소속 군인으로 고향땅에 돌아왔다.
당시 그는 최대 군벌 지도자인 아버지와 미군의 연락을 도맡아처리하다 93년 미군 철수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철저한 반미주의자인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미해병대에서 전역한 후세인은 95년 소말리아로 돌아와 남서부 바이도아시의 보안 책임자로 근무하며 나름대로 국내 정세에 대한 식견을 넓히던중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그의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후세인의 앞날은 별로 순탄할 것같지 않다.아이디드파에 의한 일방적인 「후세인 대통령 만들기」에 대해 다른 정파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아이디드파 최대 라이벌로 모가디슈 북쪽 지역을 장악한 모하메드파 지도자 알리 마흐디 모하메드가 『후세인이 소말리아 대통령으로 선출됨에 따라 평화의 기회는 사라졌다』며 5일 자신의 군대에 비상 경계령을 선포했다.
지난 5년동안의 내전과 기아로 35만명이 사망한 소말리아에 새로운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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