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총알탄 … 스타와 꿈같은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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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산시의 경북체육고를 방문한 러시아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김홍미(16·1년) 학생을 껴안고 있다.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조직위 제공]

 “세계적인 선수를 한꺼번에 만나다니….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할 겁니다.“ (대구체육고 우혜인·3년)

“이신바예바 선수가 멀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만나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경북체육고 박세훈·3년)

세계적인 육상 스타를 만난 학생들의 소감이다.

25일 열리는 ‘2008 국제육상경기대회’ 참가 선수들이 대구체육고와 경북체육고를 잇달아 방문했다. 러시아의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와 케냐의 남자 800m 선수 윌프레드 번게이 등 세계 정상의 스타들이 ‘육상 꿈나무’를 찾은 것이다. 이들은 학교를 찾아 함께 사진 찍고 경기력 향상 방안을 조언했다.

23일 경산시 신교동 경북체육중고교. 이신바예바가 학교에 들어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신바예바는 학교의 장대높이뛰기 시설을 돌아본 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언제 운동을 시작했나요.” “많이 하는 훈련은.” “하루에 몇 시간 연습합니까.”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15세에 장대높이뛰기를 시작했고, 매일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연습해요. 여러분도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신바예바는 이 학교 박세훈 군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박군은 고등부 남자 장대높이뛰기 국내 기록(5m11㎝) 보유자다. 이신바예바는 박군에게 “기술이 훌륭하다. 지금처럼 연습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학교 김용호(42) 도약 감독은 “국제육상경기대회 덕분에 세계적인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방문은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학생들에게 ‘꿈’을 심기 위해 마련한 행사. 조직위의 신정섭 문화홍보팀장은 “체고 학생들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며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2일 또다른 육상 스타들이 북구 동호동의 대구체고를 방문했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800m 금메달 리스트 윌프레드 번게이(케냐)와 남자 200m의 브리언 드진가이(짐바브웨·베이징 올림픽 4위), 여자 100m의 로린 윌리엄스(미국·베이징 올림픽 4위) 등 3명이었다. 이 학교에서도 육상부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관심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비결이었다.

번게이는 “연습할 때 스포츠 드링크보다 수분을 많이 섭취하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거리 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팔굽혀펴기를 하는 게 좋다. 근육이 굵어지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은 선수들과 악수하고 사인도 받았다. 이어 학생들의 제의로 운동장 400m를 함께 뛰었다.

육상부의 오성관(43) 감독은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겠느냐. 이들을 본받아 모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체고는 전체 6학급에 159명이 육상·사격·수영·사이클 등 13개 종목을, 경북체고는 9학급에 236명이 16개 종목을 배우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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