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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람보르기니 … 벤틀리 … 포르셰와 한 형제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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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포르셰사의 공식 명칭은 ‘Dr. Ing. h.c. F. Porsche AG’다. 직역하면 ‘공학박사 페르디난트 포르셰 주식회사’쯤 된다. 장인 정신으로 유명한 이 회사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는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독일의 자동차 왕 페르디난트 포르셰가 이 회사의 기틀을 만들었다. 21세에 벌써 주목받는 자동차 엔지니어가 됐고, 100여 년 전에 이미 네 바퀴 굴림차와 휘발유·전기를 함께 쓰는(오늘날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고안해 낸 사람이다. 고성능 차를 개발해 자동차 경주를 휩쓰는가 하면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인 폴크스바겐 비틀을 설계한 천재가 포르셰다.

올해는 연구소 수준이었던 포르셰사가 슈투트가르트의 현 위치에 공장을 차린 지 70년 되는 해다. 911 모델이 선보인 지 45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포르셰가 거대 자동차 기업으로 떠오르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포르셰AG의 모기업인 지주회사 포르셰 오토모티브 홀딩스 SE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 그룹 지분을 35.14%로 늘렸다. 독일 법에 따라 폴크스바겐을 자회사로 정식 편입한 포르셰 SE는 올해 중에 폴크스바겐 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 주가는 미국 금융 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연일 강세다.

폴크스바겐은 산하에 아우디는 물론 부가티·람보르기니·벤틀리 등 럭셔리 자동차, 세아트·스코다 등의 대중 브랜드, 만·스카니아 등 트럭업체까지 갖춘 자동차 제국이다. 폴크스바겐 노조의 반대와 최고경영자들의 의견 충돌 등 몇몇 난관을 뚫고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할 경우 이는 포르셰 박사의 후손들이 자동차 업계 전면에 부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르셰 이사회 의장인 페르디난트 볼프강 포르셰는 창업자의 손자, 폴크스바겐 그룹 이사회 의장 페르디난트 카를 피에히는 창업자의 외손자로 사촌 사이다. 둘을 포함한 포르셰·피에히 일가는 인수 주체인 포르셰 SE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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