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세계최강 과시한 한국핸드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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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여자핸드볼은 세계 최강이다.
2일새벽(한국시간) 헝가리와의 준결승전은 「세계최강」의 올림픽3연패를 눈앞에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유럽강호 헝가리를 상대로 거둔 39-25의 대승은 한국여자핸드볼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말해준다.전반전의 반이 지나는 14분까지 헝가리는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한국은 이미 11점으로 달아나 여기에서 싱겁게 승부가 갈렸다.호사다마라고 한국이 너무잘해 오히려 내일(4일) 덴마크와의 결승전이 걱정될 정도였다.
헝가리와는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만나 역전승으로 한차례 「매운 맛」을 보여줬다.헝가리는 이를 너무 의식한듯 초반부터 발이 꽁꽁 얼었다.홍정호의 슈팅이 상대골문을 연 것을 신호탄으로 게임메이커 임오경이 중앙 단독돌 파와 페인트 슈팅으로 초반에만 4득점,헝가리의 기를 꺾었다.
오랜만에 오른쪽 날개로 기용된 김은미의 윙플레이도 빛났다.오성옥.홍정호.김미심등 주공격진은 코트 요소요소를 장악,숨돌릴 틈없는 피스톤 플레이로 헝가리를 압박했다.
더구나 한국의 승인은 수비에 있었다.정형균(한체대)감독은 지금까지 애용하던 전진 「3-3형」 또는 「5-1형」 대신 「6-0형」 일자수비를 펼쳤다.여섯명이 반원형 페널티라인에 일자형태로 서는 「6-0」수비는 상대가 장신에다 힘이 좋은 유럽선수의 경우 쉽게 롱슛을 허용하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잘 쓰지 않던 전법.
그러나 정감독은 페널티라인에 바짝붙는 일반적 「6-0」 대신3~4 거리를 두며 롱슛을 사전에 방지하는 전진 「6-0」수비로 상대 슈터인 마기와 코식스등을 원천봉쇄했다.
정감독이 결승상대인 덴마크전에 대비해 또 어떤 작전카드를 숨기고 있는지 궁금하다.한국은 승리의 3박자인 「체력.기량.전술」에서 모두 덴마크보다 우세하기 때문에 일단 승리를 점칠 수 있다.한국여자핸드볼의 3연패 「대업」을 빈다.

< 애틀랜타에서> 유재충 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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