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밀리고 값비싸 우리식품 해외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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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식품의 세계화가 벽에 부닥치고 있다.대부분의 농산물 가공식품들이 맛과 가격면에서 일본.중국산에 밀려 해외시장에서 좀처럼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식품의 세계화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88년 서울올림픽이후 중소업체등을 후원해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면서 큰 기대를 모았었다.그러나 농협중앙회가 세계화의 기치를 내걸고 93년9월 미국에 설립한 농협백화점은 현지교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해 거액의 임대료만 쏟아붓고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 5월 미국.캐나다지역 동양식품수입업체와 한국식품소매점포등 13개소를 대상으로 국수.혼합조미료.
단무지.인삼음료등 17개 품목의 시장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한국식품은 값이 너무 빠르게 올라 공급이 불안정한데 다 불량품이많아 소비자들의 신뢰가 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불고기양념과 녹차는 일본산에,채소주스와 과즙음료는 현지산에 경쟁력이 크게 뒤져 맥을 못추고 곶감.당면.고춧가루.가공밤은 중국산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곶감의 경우 한국산은증기로 말리다 보니 중국산보다 품질이 뒤질 수밖 에 없는데도 가격은 되레 2배나 비싸 설 땅을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육가공품은 품질.가격면에서 현지산에 비해 크게 열세여서 미국수출품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과일잼 역시 품질.가격면에서 현지산과 경쟁이 안돼 시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으며 톳.영지버섯은 시장규모가 작아 판매량이 극히 미미 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쥐포.당면.건오징어.고사리.도라지.번데기처럼 옥외에서 건조한 제품들은 90% 이상이 수입통관 과정에서 위생상태 불량으로 적발될 소지가 크고 참기름.간장도 품질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다만 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에서 라면. 국수.게맛살.단무지.혼합조미료.인삼음료.홍삼.장류.냉동굴은 일본.중국.현지산에 비해 품질과 포장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맛살.단무지.냉동굴은 현지산이나 타국산보다 우수해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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