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띔! 문화 내비게이션] 성악가 4인방 꿈의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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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유러피안 갈라 콘서트=요즘 젊은 성악가들은 “불공평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외국 무대에 서기만 해도 관심을 끌던 과거에 비해 요즘에는 웬만한 무대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죠.

올 4월 라스칼라 ‘한국인 3인방’ 데뷔만 해도 그렇습니다.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에 한국인 성악가 세 명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르는 벅찬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테너 이정원(39), 김기현(35)과 베이스 박종민(22)이 오페라 ‘맥베스’에서 각각 막두프, 말콤, 의사 역으로 나온 것이죠. 한국 성악계의 쾌거였지만, 1980~90년대 한국인이 유럽 무대에 처음 진출했을 때에 비하면 국내에서의 관심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요즘 유럽에서는 이처럼 한국 성악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스타가 되기란 쉽지 않죠. 이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를 국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유러피안 갈라 콘서트’입니다. ‘맥베스’의 말콤 김기현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이현(35), 독일 할레 슈타츠카펠레의 메조 소프라노 김여경(38), 유럽에서 바그너를 전문으로 연주하는 바리톤 최주일(37)이 출연합니다. 홍혜경·조수미·신영옥 등이 외국 무대에서 노래할 때 환호했던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의 기회를 선사할 주인공들이죠.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을 ‘역수입’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습니다. 이 공연의 기획사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젊은 성악가를 매년 선발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데 올해가 세 번째입니다.  

클래식·국악 담당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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