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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한화, 차부품·건설·금융 … 이머징마켓 공략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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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 중인 마덴 담수발전플랜트 현장.

 

“글로벌 시대에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야 한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006년 10월 창립기념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내수산업에 집중돼 있어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화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 이른바 ‘철새론’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태국 방콕에서 ‘해외사업진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그룹의 중장기 해외사업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골(GOAL) 2011’전략이다. 이는 2011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40%로 끌어올려 글로벌기업으로 변모하자는 내용이다. 한화의 미래성장 전략은 ‘GOAL 2011’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한화의 계열사들은 현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재점검해 향후 5년, 10년 후에 주요한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수종 사업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 그룹과 각 계열사는 조직을 글로벌경영 체계로 전환했고 경영기획실 내 글로벌경영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조율해 나갈 태스크포스를 구성, 가동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기존 선진시장 외에 주요 이머징마켓 가운데서도 가장 급속한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11개국을 우선검토지역을 선정, 그 곳에서 추진할 수 있는 최선의 사업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한화는 2007년 한 해 동안 각종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조사·검토와 사전 협상을 주로 해왔고 올해부터는 결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뛰고 있다. 그룹의 글로벌경영 의지를 담은 대표적인 사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다. 한화 유시왕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내수위주의 그룹 사업구조를 빠르게 글로벌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자동차부품회사인 한화L&C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이 회사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미국 앨라배마에 부품생산공장을 설립,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자동차부품회사인 미국 아즈델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는 한화가 글로벌경영 전략을 추진한 이후 첫 번째 인수합병(M&A) 사례다.

한화 L&C는 아즈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하는 한편 올해 말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체코 오스트라바에 자동차부품공장을 설립, 북유럽 자동차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2009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부품 공장을 짓는다.

한화건설은 중동지역의 플랜트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국내 주택건설사업 위주인 사업구조를 플랜트사업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다각화할 예정이다. 대한생명과 한화증권은 중국 보험 및 증권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한화는 해외 항공기부품업체에 대한 M&A를 추진하고 광업진흥공사와 합작으로 캐나다 우라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나노 사업과 태양광발전 사업에 진출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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