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最長 무궁화 枯死위기-전주시청사 50년묵은 5.5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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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국에서 가장 키가 큰 무궁화나무가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
전북 전주시청사 민원봉사실앞 화단에 있는 무궁화 나무는 수령이 5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나무높이가 5.5, 밑동 직경이 20㎝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키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나무는 한국무궁화연구회 주최로 지난 93년8월 전주에서 열렸던 무궁화 사진대전에 참석하면서 전주시 청사에 들렀던 심경구(沈慶久.성균관대 조경학과)교수등 무궁화연구회원들의 눈에 띄면서 전국 최고(最高)임이 확인됐다.
그러나 무성한 잎과 함께 단아한 모습의 꽃을 피우던 이 무궁화나무는 그해 겨울을 넘기면서 나무 윗동 1.5의 가지가 말라죽었고 올해는 곁가지 하나만 남기고 모두 말라죽어 고사 직전에놓이게 됐다.이 무궁화나무는 7월초부터 꽃을 피 우기 시작해 10월까지 번갈아 가며 꽃봉오리를 맺곤 했는데 올해는 꽃봉오리가 4~5개에 불과하고 그 크기나 빛깔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이 나무는 키가 작고 가지가 무성한 다른 무궁화와는 달리 굵은 나무줄기가 3가량 곧게 뻗어오른 뒤 가지를 친 독특한 수형(樹形)을 지니고 있으며 분홍빛 꽃잎에 꽃술부분이 붉은 「단심계」 홀꽃을 피운다.
이 무궁화는 지난 83년 시청사를 신축하면서 조경업자들이 김제군황산면용마리 신계마을에 자생하고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심었었다.
한국무궁화연구회에 따르면 전국의 무궁화나무를 조사한 결과 수령이 50년이상인 무궁화는 50그루에 불과하다.
무궁화 묘목을 길러 전국에 보급해온 무궁화연구회 회원 趙용조(50.전북김제시금산면장흥리)씨는 『일제의 나라꽃 말살정책 때문에 전국에서 크고 오래된 무궁화 나무가 극히 드문 실정』이라며 『민족혼을 되살린다는 차원에서 전주시청사에 있 는 무궁화 나무 보호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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